경기도 이천에 있는 김좌근 고택을 둘러보았다.
김좌근은 안동김씨 세도정치의 효시인 김조순의 아들이다. 그러면서 순조의 부인인 순원왕후의 남동생이다. 그러니까 익종에게는 외삼촌이 된다.
이 정도면 그가 어느 정도 위세를 부렸을지 짐작이 갈 것이다. 거의 모든 보직을 다 맡아보았으니 굳이 무슨 벼슬에 있었다고 적는 게 무의미하다. 김조순의 아들인데 무엇인들 못했겠는가.
그는 아들 김병기와 함께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내촌리에 99칸 집을 멋드러지게 지어놓고 살았는데, 오늘날 그 후손들이 없어 마지막에 살던 며느리가 이천시에 이 집을 기증했다. 지금은 99칸의 면모는 사라지고 두 채만 남아 있다. 권불10년이라지만 안동김씨 세도는 훨씬 더 오래 갔다. 이들은 순조 이공-익종 이영(대리청정 중 죽어 왕으로 추존)-헌종 이환-철종 이원범까지 임금 넷을 허수아비로 부렸다.
저 집에서 나합(나주 출신의 합하, 사실상 권력을 가졌기 때문에 붙은 별명) 혹은 나주조개라고 불리던 김좌근의 기생 출신 첩 양씨가 역시 위세를 부렸다는데 지금은 아무 흔적이 없다.
교훈 삼아 새겨야 할 사람 많을 것이다.
여기서 잠깐!
김조순이 안동김씨 세도를 이룬 것은, 사실상 정조 이산의 착각에서 비롯되었다.
정조 이산은 노론 벽파의 집요한 공격에 지쳐 시파에 속하는 김조순과 한 패가 되었다. 그래서 아들 순조를 김조순의 딸과 결혼시켰다. 이것이 안동김씨 세도 정치의 씨앗이 되었고, 조선조가 결정적으로 망하는데 일조하였다. 결과적으로 정조 이산은 아들 순조, 손자 익종을 바보로 만들었고, 결국 조선을 되살리는데 실패한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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