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힘/애견일기3 - 리키 바니
바니-리키 산에 가다
소설가 이재운
2010. 9. 12. 23:58
- 빨리 올라가자고 보채는 중이다.
- 리키, 소변보는 시범 보이는 중. 이렇게, 이렇게 오른쪽 뒷다리 들고 샷! 쉽잖아?
- 바니도 소변을 보지만, 아빠가 짜주는 중. 바니 얼굴이 내 엉덩이 밑으로 보인다. 살자고 가만히 있는 걸 보면 안쓰럽다.
- 리키야, 저기 저 꽃 좀 봐. 엄마, 어디? 자귀나무 붉은 꽃, 안보여? 시시해, 가자.
- 다리 불편한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가는군. 나쁜 새끼..... 바니 생각
- 다리 불편한 바니가 중간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리키를 맞는다. 바니가 무리하면 안되기 때문에 더 가지 못하게 했다. 뒷다리에 마비가 있어 자세가 불편하다.
- 더 멀리 구경갔다 온 리키가 바니 곁을 무심코 지나친다.
- 저 새끼가, 하는 눈치다.
- 바니가 허망한 듯 앞서가는 엄마와 리키를 바라본다. 걸어보겠다고 일어섰다.
- 물 흐르는 계곡에 물봉숭아가 피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