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한글날에 찬물 끼얹는 박근혜 대통령의 페이스북

소설가 이재운 2014. 10. 9. 16:45

박근혜 대통령이 한글날 기념으로 페이스북에 짧은 글을 올렸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글날에 이렇게 관심을 보여준 점에 대해서는, 우리말 사전 집필자로서 매우 감사한다.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우리 한자어 사전, 우리말 숙어 사전 등)

그런데 한글날은 한글의 날이지 한국어의 날이 아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자랑스런 우리의 글 한글"이란 표현은 틀렸다. 한글은 우리의 <글>이 아니라 <문자>다. 글이란 문장을 가리키는데, 한글은 ㄱ ㄴ ㄷ ㄹ ... ㅏ ㅑ ㅓ ㅕ... 를 가리키는 글자 그 자체다. 대통령이 쓰신 게 글이고, 내가 쓰는 이 긴 내용이 글이다.

 

한자 東(동쪽) 南(남쪽) 女(여자)

한문 我愛你(난 너를 사랑한다)

 

알파벳 A H G R....

영어 apple(사과) girl(소녀)

 

한글 ㄱ 나 바 소 ㅇ.....

우리말 아버지 어머니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이 한둘이 아닐 텐데, 이런 오류가 여과없이 나오고 있다. 마침 노벨상의 계절이라는데 일본인 수상자들은 줄줄이 대기 중이고, 우리는 문자와 언어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너무 많고, 옳고 그름을 상관하지 않는 국민이 너무 많아 올해 한글날도 헛소리만 주절거리며 또 날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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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이 뭔지 잘 모르는 분이라면 더 보세요

 

한글 3천년 전부터 사용됐다구? - 천만의 말씀

 

한글과 우리말이 그렇게 구분 안되나?

 

한글 모르는 기자

 

한글은 무결점 문자인가

 

한글, 잘못된 번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