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기자들의 한국어 실력 / 동아일보 "미 기자 처형당해"
소설가 이재운
2014. 12. 7. 11:59
요즘 젊은 기자들이 한자 공부를 안해서 자주 오류를 내고 있다.
2등에 등극(登極)했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쓰는 기자도 있다. 등극은 1등에게만 쓸 수 있는 말이다.
모르면 쓰지를 말아야 하는데, 무식을 자랑하려고 기어이 쓴다.
검색창에 등극을 치면 기자들의 무식이 줄줄이 드러난다.
오늘자 동아일보 기사에 <예멘 알카에다 조직에 납치됐던 美기자, 처형 당해>란 내용이 올라왔다.
하지만 처형(處刑)은 살해(殺害)라고 적어야 맞다.
처형은 형을 집행한다는 말이므로, 알카에다는 국가기관이 아니므로 법을 집행할 권한이 없다. 또한 미국 기자는 법원으로부터 사형 선고를 받은 바가 없다.
따라서 처형은 틀리는 말이다.
현재 우리 어문 환경에서 한자어를 쓰지 않을 수 없지만 쓰려면 정확하게 쓰고, 아니면 우리말로 고쳐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