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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시계의 법칙 / 남을 조롱하고 업신여기면 반드시 벌 받는다

소설가 이재운 2016. 5. 4. 18:02

따돌림 현상은 인간사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닭이나 새, 가축 등에게서도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상대적인 생존 안정을 위해 약하고 병든 개체를 솎는 것은 동식물계의 전반적인 법칙인 듯하다.

그런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그것도 신을 닮아가는 듯한 오만에 빠진 인간이 다른 개체를 솎으려 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특히 어떤 수준에 이른 인간 개체가 아직도 그런 동물적 본능에 빠져 남을 비난하고 무시하고 조롱하고 따돌리고 걷어차는 것은 이런 동식물계의 법칙과는 다른 원칙에 위배된다.


인간은, 특히 어느 정도 안정에 이른 인간은 반드시 남을 돕고 그 사람의 가능성에 투자를 하고, 기다려주고, 격려하고 응원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것을 붓다는 6바라밀의 하나인 보시라고 했고, 세상에서는 자선, 적선, 봉사라는 다른 말로 쓰인다. 이 법칙은 인간이 자웅으로 분리되어 서로의 정보를 골고루 교환하려고 하던 저 인류사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자웅분리생식은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누군가 대신 경험한 정보를 공짜로 얻어쓸 수 있는 멋진 방법이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무수한 기회를 주고, 그들이 문제해결하는 경험과 정보를 인류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것은 인간이라는 종 차원에서 볼  때 가장 바람직하고 경제적인 방법이다.


주역에 나오는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이라는 말이나 마태복음 8복이 바로 이런 경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 마태복음 8복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

(마태복음 53-10


우리 두뇌가 작용하는 법칙은 이러하다. 우뇌는 좌뇌를 거울 삼고, 좌뇌는 우뇌를 거울 삼는다. 즉 이성은 감성을 거울 삼고, 감성은 이성을 거울 삼을 때 올바른 판단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런 기능을 하는 부위가 바로 전두엽이다. 이성과 감성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 역시 남의 거울이요, 남은 나의 거울이다. 세계일화(世界一花)는 있어도 나 홀로 피는 꽃은 없다. 나 홀로 핀 듯해도 결국 벌 나비가 날아들고, 나의 꽃가루는 꽃밭으로 날아가고, 남의 꽃가루도 내게 날아온다.

그런즉 생각이 다름을 존중하고 길이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 나를 대신해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나를 대신해 가난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나를 대신해 죄를 지고 사는 사람들, 나를 대신해 생로병사와 삼재팔난을 가득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는 순간 종(種)의 관점에서 보는 나의 가치는 형편없이 떨어지고 만다. 그러니 사랑하고 아끼고 따뜻하게 감싸자.

안그럼면? 반드시 벌 받는다. 머지 않아 문을 두드리는 검은 그림자가 다가오거든 이게 그거였구나 하고 깨달으면 되는데, 그때는 너무 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