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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체중 조절하는 법

소설가 이재운 2016. 5. 18. 13:44

나는 마흔다섯 살이 될 때까지 체중이 약 58킬로그램쯤 나갔다. 한약방에서 살찌는 한약을 처방받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다음 62킬로그램으로 늘어나 약 10년간 유지되었다.

그러다가 65킬로그램으로 늘어 몇 년 지내다가 작년부터 71킬로그램을 유지 중이다.

70킬로그램을 넘기고 나서 일단 그 선에서 유지하는 걸 목표로 삼았고, 그렇게 되었다.

나는 이제 내 몸무게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고 믿는다.


58Kg -> 62Kg 1단계

62Kg -> 65Kg 2단계

65Kg -> 71Kg 3단계


내가 58킬로그램에서 62킬로그램으로 올라선 1단계 이유는 뒤에서 말하겠다.

다만 65킬로그램에서 71킬로그램으로 몸무게를 올린 3단계는 순전히 유산균 덕분이다. 

난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 소화 기전을 따로 공부했는데,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대사를 살펴보았다. 결국 살이 찐다는 것은 지방과 단백질이 체내에 축적이 돼야 한다는 말인데 내게는 두 가지 체질적 특징이 있다. 하나는 유난히 채식을 좋아하고 고기를 반기지 않는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지방 흡수율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잇따라 먹으면 탈이 나고, 사흘 정도 내리 고기만 먹으면 급성췌장염에 걸릴 정도다. 췌장에서 내보내는 소화효소로 감당이 안될만큼 먹으니까 혹사당한 췌장에 탈이 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단백질과 지방을 소화시키는 효소가 많이 들어 있는 전문소화제를 처방받아 먹었는데, 이때 체중이 62킬로그램에서 65킬로그램으로 늘었다. 다만 소화제는 꼭 필요할 때 아니면 먹지 않았다. 내 췌장 기능을 자율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그러던 중 내가 매우 중시하는 세로토닌 합성을 도우면서, 분자사슬구조가 복잡해 미처 소화되지 않은 나머지 음식물을 효과적으로 잘라주는 미생물이 장내에 많다는 걸 알았다. 유산균을 비롯한 이 장내 미생물을 이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내서 내 아저씨 뻘인 이상범(우리 아버지 함자와 같다. 지금은 음식물쓰레기를 미생물로 자원화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씨에게 문의해 내 장 내 미생물을 건강하게 기르는 방법을 배웠다. 이상범 아저씨의 부친은 서울대 미생물학과 교수셨는데 그 덕분에 이 아저씨의 실력이 생겨난 것이다.


이후 나는 장내 미생물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알았고, 그때부터 나는 내 체중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3단계 성공) 

식사량은 58킬로그램일 때나 62킬로그램일 때나 65킬로그램일 때나 지금이나 같다. 난 나무젓가락처럼 마르던 시절 아무리 먹어도 살 안찌는 체질이라고 멍청하게 자랑한 적이 있다. 모르니 그런 것이다.


다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58킬로그램 나가던 시절의 여러 가지 원인 중 하나는 스트레스였다.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면 어서 기운내라고 단백질과 지방을 탄수화물 즉 당으로 분해시켜 에너지로 쓰도록 하므로, 그러잖아도 채식주의자 비슷했던 내 몸에서 단백질과 지방을 빼갔던 것이다.

나는 가끔 살 빼고 싶으면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된다고 우스개 삼아 말하는데, 실제로 그렇다.


* 탄수화물 C6H12O6 

  지방 C6H32O2 

  탄소+수소+산소 결합이라 탄수화물이 넘치면 지방으로 전환해 축적하고,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지방을 꺼내다 탄수화물(포토당)로 쓴다. 다만 탄수화물은 1g 당 4kcal, 지방은 1g당 9kcal의 열량을 낸다.


살 찌는 것으로 고민하고, 살 안찌는 것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자기 체질에 맞는 쉬운 방법을 찾아 <체중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 고민하면 살 빠진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깨닫기 전 살이 너무 빠져 이런 모양이었다고 한다.

안먹어서 그렇다지만 머리 많이 쓰면 살은 빠진다. 독서, 글쓰기 등으로도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