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19와 미국 911의 차이
<스크린 도어 사망 사고>를 두고 우리 국민은 컵라면에 온 정신을 빼앗기고 있다. 진실, 원인, 대책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컵라면과 비정규직 얘기뿐이다. 대한민국 2016년 수준이다.
게다가 언론이란 탈을 쓴 몇몇 신문은 사망 하고를 당한 김씨의 어머니가 "아이를 책임감 강하게 키운 것 미칠 듯 후회된다."는 감성적인 호소를 주요 제목으로 뽑아올린다. 난 정말 이런 그들이 싫다.
<사건 일지>
- 5월 28일 오후 4시 58분, 서울메트로와 계약된 스크린도어 수리업체 <은성PSD>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고장 신고를 받았다.
- 이날 오후 5시 20분경, 을지로4가역의 고장신고도 접수되었다.
- 동시 고장으로 2인1조 작업을 할 경우 신고후 1시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한다는 계약을 이행하기 어렵게 되자 <은성PSD>는 각각 1인의 기술자를 보낸다.
- 구의역 현장에는 직원 김모(19세) 씨가 파견된다.
- 김모씨는 5시 50분에 구의역 스크린도어 고장 현장에 도착했다.
- 김모씨는 5시 54분에 고장난 스크린도어를 열었다.
- 김모씨는 혼자 수리 작업 중 5시 57분 역내로 진입하는 전철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 우리가 어떤 사건을 볼 때는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사고 재발 방지책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 우리 국민들은 지금 컵라면과 비정규직에서 그 대책을 찾고 있다.
* 많은 국민들은 그가 비정규직이고, 꿈많은 청년이었고, 사고 다음날이 피해자의 생일이었다며 사고 현장에 열심히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 정치인들이 뭐라고 하면 또 거기에 벌떼처럼 몰려가 아우성친다. 3당 지도부가 모두 현장에 가서 추도했다.
* 강남역 살인사건은 원인, 대책,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았지만 이 사건으로 깨끗이 잊는다.
* 아래 음성파일 / 미국의 5세 소녀는 아버지가 호흡장애를 일으키자 911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한다. 소녀는 끝까지 침착하게 상태를 보고한다. 이 소녀가 만일 한국인이었다면 우리 아빠 살려주세요, 이러면서 펑펑 울며 떼굴떼굴 구르기만 할지도 모른다.
* 이 MP3가 게시가 안되어 할 수없이 메모한다. 그 아래에 우리나라의 경기도지사 김문수와 119통화내역도 싣는다. 한국 119와 미국 911의 차이, 한국 도지사와 미국 소녀의 차이를 각각 감상하시라.
<미국 911 녹취파일>
- 무슨 일이니?
. 아빠가 숨을 못쉬고 있어요
- 잠깐 기다려(출동 명령 내리는 듯)
. 오케이
- 몇 살이니?
. 다섯살입니다.
- 네 이름이 뭐야?
. 서배나(사바나)
- 서배나, 조금만 기다리면 구조대원이 도착할 거야.
.오케이. 빨리 오셔야 해요.
- 지금 구조대가 가는 중이다. 아빠는 아직 깨어 있니?
.예.
- 오케이. 현관문은 열려 있어?(구조대를 위해 열어둬야 한다.)
.(누군가에게 묻는) 우리집 현관문 열려 있어요? (누군가 열려 있지 않다고 말한다.)
- 서배나, 현관문ㅇ르 열어둘 수 있겠니?
. 그럼요.
-오케이
.(아빠를 향해) 아빠, 걱정하지 마
- 서배나, 지금은 문이 열려 있니?
.예.
-아빠는 아직 깨어 있니?
.예
-오케이. 아빠가 계속 깨어 있도록 해야 해. 알겠니?
.예.
.지금 구급차가 가고 있어.
.예
-전화기를 계속 들고 있어다오. 알겠지?
.예
-오케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자러 가려던 참이었는데 아빠가 숨을 못쉬었어요.(그래서 911에 전화를 했다는)
-그래. (아빠가) 너하고 얘기하실 수 있니?
. 아, 아빠! 나랑 얘기할 수 있어? (그렇다는 반응)
- 아빠에게 지금 구급차가 가는 중이라고 말해줄래?
. (아빠에게) 구급차가 지금 오고 있어요.
-잘했어, 서배나. 계속 전화기를 들고 있어야 한다. 오케이?
.오케이. (아빠에게) 아빠, 괜찮을 거에요
- 예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아빠에게 여쭤볼 수 있니?
.(아빠에게)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
없었대요. 아직까지는 괜찮아요. 아빠는 아직 깨어 있어요.
- 가슴이 아픈지 물어봐줄래?
.(아빠에게) 아빠, 가슴이 아파?
예, 이번이 처음이래요.
- 그렇구나.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다.
. 우리 지금 잠못 입고 있어요. 옷 좀 입고 오면 안될까요?
- 오케이.
. 무슨 옷을 입어야할지 모르지만, 아빠는 지금 당장 산소가 필요한 것같아요. 그리고 현관문은 열려 있어요.
- 오케이. 지금 구급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니?
.예. (아빠에게) 아빠, 미안
- 아주 잘하고 있다, 서배나.
.제 방에 가서 옷 갈아입고 올게요.
- 서배나, 지금은 아빠 옆에 있어주면 좋겠구나.
.오케이
-아빠가 계속 깨어 있는지 지켜봐줘. 할 수 있지?
.오케이. 강아지도 한 마리 있는데 아주 작아요.
- 강아지가 네게 잘해주니?
. 저랑 아주 친해요
그런데 지금 짖고 있어요
- 강아지가 짖고 있다고? 괜찮을 거야. 아빠는 깨어 있니?
.예, 아직 깨어 있어요.
-오케이
.아빠가 부들부들 떨어요
- 서배나, 잠시만
.저도 엄청나게 떨려요.
- 너도 떨린다구?
.예
-아빠를 도울 사람들이 곧 도착할 거야.
.오케이(사람들 웅성거리는 소리)
-지금 도착했니?
.오케이
-서배나, 아주 잘 했다.
.사람들이 방으로 들어왔어요.
- 정말 잘했어, 서배나.
.(아빠에게) 아빠, 이제 괜찮아
<통화 종료>
*** 한국의 경우
<녹취파일1>
▶김 지사 = 도지사 김문수입니다
.소방관 = 여보세요, 소방서입니다 .말씀하십시오
▶김 지사 = 여보세요. 경기도지사 김문수입니다
.소방관 = 무슨 일 때문에요
▶김 지사 = 119 우리 남양 소방서 맞아요?
.소방관 = 네 맞습니다.
▶김 지사 = 이름이 누구요.
.소방관 =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신 건데요.
▶김 지사 = 아, 내가 도지산데 그 이름이 누구요.
.소방관 = 여보세요
▶김 지사 = 지금 전화 받는 사람 이름이 누구요.
.소방관 = ....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어요.
▶김 지사 = 이름이 누구냐인데 왜 말을 안 해.
.소방관 =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는지 먼저 말씀을 하십시오.
▶김 지사 = 아 내가 지금 도지사라는데 그게 안 들려요?
.소방관 =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는데 긴급 전화로 전화하셨잖아요. 그러면 무슨 일 때문에 전화를 하셨는지 얘기를 하셔야죠.
▶김 지사 = 도지사가 누구냐고 이름을 묻는데 답을 안 해?
.소방관 = 여기에다가 전화를 하시면 일반전화를 하셔야지 긴급전화로 얘기를 하면 안되죠. 여보세요.
▶김 지사 = 누구냐고 이름을 말해봐 일단.
.소방관 = 뚜뚜~(소방관이 전화를 끊었다)
녹취파일 2
.소방관 = 예 소방서입니다
▶김 지사 = 내가 경기도지사 김문수입니니다
.소방관 = 예. 예
▶김 지사 = 아까 전화 받던 사람 관등성명 좀 얘기해봐요. 지금 받는 이 사람 맞아?
.소방관 = 아닌데요, 제가 받은 게 아닌데요.
▶김 지사 = 그럼 누구요.
.소방관 = 아 저요? 전 ○○○선입니다
▶김 지사 = ○○○. 소방사?
.소방관 = 네 소방교입니다
▶김 지사 = 방금 좀 전에 받은 사람 누구야?
.소방관 = 여보세요. 지금 119로 하셨잖아요.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신데요.
▶김 지사 = 도지삽니다
.소방관 = 예. 예.
▶김 지사 = 그래요, 알겠어요. 끊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