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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 거부하며 약 안먹고 치료 안하는 사람들

소설가 이재운 2016. 7. 14. 12:25

*** 요즈음 인터넷에 약 거부하고 치료 안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현대의학이 만능은 아니지만 의학에 관한 빅데이터가 쌓이면서 인류는 많은 질병을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치료가 되지 않는 질병이 아주 많습니다.

이런 의료 환경에서 의사 개인의 실수나 잘못은 있을  수 있지만 의학 자체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제약회사의 탐욕이 있을 수 있고, 의사 개인의 이익 추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대의학 자체를 거부하는 건 어리석은 짓입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지 않으면 그 자신이 피해자가 됩니다.

이 기사, 꼭 참고 하십시오.

“현대의학 절대 거부”… 故 허현회, 어떤 주장 했나

스스로를 ‘의학전문 작가’라 칭해왔던 허현회 씨가 사망했습니다. 지난 8일 다음 카페 <약을 끊은 사람들>에는 ‘오늘 오전 아침 9시에 약을 끊은 사람들 카페지기 허현회님께서 한 많은 세상을 등지고 하늘나라로 떠나셨다’는 내용의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허 씨는 회원 수 6,000명이 넘는 이 카페의 운영자였습니다. 사망 전까지 그와 측근이 전한 근황에 따르면, 허 씨는 중증 당뇨병과 폐결핵으로 투병하면서도 각종 의약품이나 CT 촬영 등 현대의학에 기반을 둔 치료를 거부했습니다. 이후 일체의 치료 행위 없이 지방에 내려가 스스로 주장해왔던 ‘자연치유’에 매달리다,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입원한 뒤 수개월 만에 숨을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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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씨는 현대의학을 강력히 부정하며 2012년에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81가지 이유>를, 2013년에는 <의사를 믿지 말아야 할 72가지 이유> 등의 저서를 출간해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헬스케어를 뜻하는 영어단어 “Health Care”를 “건강 카레”로 오역해 뭇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어떤 주장이었기에 그렇게 논란거리가 되었는지, 지난해 개정판으로 재출간된 <의사를 믿지 말아야 할 72가지 이유>를 직접 읽고 눈에 띄는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다음은 각 장의 제목과 허 씨가 주장한 내용, 그리고 이에 대한 간단한 반박입니다. 
 

청산가리도 음식으로 섭취하면 안전하다

(…) 채소에 들어 있는 시아나이드(청산가리)는 다른 천연의 영양소, 박테리아 등과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생명체에 아무런 독성을 끼치지 않고 오히려 질병을 치료해 주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채소에서 시아나이드만을 별도로 추출하거나 석유폐기물로 합성하면 치명적인 독이지만, 천연의 시아나이드를 음식으로 섭취하면 아무런 독성이 없는 훌륭한 약이다. 
***시아나이드는 화공약품으로 사든 식품에 들어있던 동일한 화합물입니다. 석류 등 식품에 들어있는 미량의 시아나이드도 몸에 해롭습니다. 독버섯을 먹으면 죽듯이 자연이라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단식의 효능

(…) 특히 평소 체내의 에너지는 대부분 대사과정에 집중하게 되므로 음식 공급을 일정 기간 중단하면 대사과정에 사용될 에너지가 모두 이상이 있는 부위를 치유하는 데 집중하게 되므로 질병이 쉽게 치유된다. 이것이 자연치유력의 신비다. 단식을 하게 되면 수십 년간 체내에 축적된 합성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동시에 건강해진다. 
***단식은 대부분의 경우 몸에 부담을 줍니다. 급격한 칼로리 공급의 중단으로 인체 신진대사가 충격에 빠지게 됩니다. 정신 수양의 문제라면 모를까, 의학적으로 단식을 권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간접흡연이 위험하다는 것은 코미디다

(…) 현재는 ‘제3의 흡연’이라고 하여 흡연자의 담배연기가 옷에 밴 상태로 타인에게 옮기면 제3자도 암의 치명적인 인자에 노출된다고 한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나라에서 담배공포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위세가 수그러들

자, 다시 담배공포를 불 지피려는 수작이다. 
***간접흡연을 포함한 흡연이 해롭다는 것은 이미 수천여 편의 논문으로 검증된 확고한 진리입니다.


천연 니코틴은 항산화제다

(…) 담배는 재배와 가공 과정에서 투여되는 합성첨가제로 인해 폐질환을 일으킬 위험이 미미하게 있긴 하지만 정신적 안정감을 주고 비만, 당뇨병, 위궤양, 심장질환 등의 만성질병을 예방해 준다. 천연의 항산화제인 니코틴은 호르몬 분비를 자극해 아세틸콜린과 엔돌핀을 증가시키므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불안감을 감소시킨다. 
**니코틴은 마약처럼 강력한 중독물질입니다. 니코틴으로 머리가 맑아지고, 능률이 오른다는 것은 자신이 중독되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미국산 밀가루는 발암물질이다

(…)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밀가루, 콩, 옥수수는 99% 이상이 미국산으로 유전자가 변형된 것이다. (…) 유전자가 변형된 교잡종 밀은 비만, 파킨슨병, 관절염, 치아질환, 심장질환, 뇌졸중, 각종 암을 유발시키는 독극물이다. 게다가 다량의 합성비료와 살충제, 제초제로 재배되는 곡물은 그 위험이 더 커진다. 
***미국산은 나쁘고 다른 나라의 것은 좋을까요? 의학에 신토불이는 없습니다. 굳이 국적을 강조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밀가루 자체는 나쁠 이유가 없습니다. 의학적 개연성이 전무합니다.

 

자연에서 일부만 추출하면 독이 된다

(…) 당뇨병이 아니라 몸의 전체 균형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이를 회복시켜 주는 전체로서의 음식, 약초, 침, 뜸, 부항, 운동, 햇빛, 천일염 등 자연의 질서를 이용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자연치유력을 회복시키는 방법은 암이나 신부전증,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심장질환 등 만성질병 치료에 공통적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자연치유력만으로 당뇨나 암을 치료한다면 노벨의학상을 수십 개 받아도 모자랄 공적입니다. 말은 근사하지만 대부분 자연을 빙자한 상업적 왜곡이 훨씬 많습니다.

의사들은 제약회사의 꼭두각시다

(…) 주류의사들이 출세하는 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의약품이라는 이름으로 마약을 많이 처방하거나 극도로 위험한 조기검진을 자주 시행하거나, 필요하지 않은 고가의 수술을 자주 시행해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논문을 많이 발표해 명성을 얻은 후 자동으로 따라오는 제약회사의 기부금을 받는 것이다. 
***그런 의사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일부겠지요. 대다수 의사들의 눈을 속이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다국적 제약회사 가운데 부작용을 정직하게 보고하지 않아 거액의 손해배상을 지급하거나 망한 경우도 제법 많습니다. 의사들의 과잉진료는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맞습니다. 허현회씨가 인기를 끈 이유도 제도권 의사들에게 상처받은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의사가 처방하는 숙취해소제는 위험하다

(…) 특히 알코올에 의한 지방간은 일정 기간 금식과 채식을 병행하며 휴식을 취하면 쉽게 회복된다. 주류의사들이 처방하는 지방간 치료제를 복용하면 간부전증이나 신부전증, 다발성경화증, 뇌졸중, 각종 암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의사들이 처방하는 지방간 치료제란 무엇일까요? 언급한 부작용들도 금시초문입니다. 대부분 의사들은 지방간에 대해 약물보다 섭생을 강조합니다. 간부전증을 유발하는 약을 처방할만큼 간이 큰 의사가 있을까요?  


청교도 사상이 음주를 죄악으로 만들었다

(…) 흡연과 음주를 금기시하고 만성질환의 원인을 흡연과 음주로 돌리는 것은, 부를 신의 축복으로 생각하고 질병을 신의 저주라 여기는 미국식 청교도 이데올로기에서 유래한다. 미국식 청교도는 극단적인 근본주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술, 담배 등을 금기시하는 반면 황금만능주의, 개인주의, 흑백논리, 타 종교 배척, 총기 소지, 인종차별, 전쟁 옹호 등의 특성을 가진 파시즘이다. 
***절제로 상징되는 청교도 사상은 오늘날 만성질환과 성인병에 찌든 현대인들의 건강 회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이데올로기입니다. 그렇다면 술과 담배, 기쁨조 등 온갖 쾌락에 탐닉하다 60대 한창 나이에 숨진 김정일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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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씨의 죽음에는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지만, 그가 주장한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인터넷으로 검색조차 되지 않을 만큼 확연한 근거나 출처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물론 유전자 조작이나 가축의 대량사육 문제 등 합리적인 문제제기도 일부 있었지만, 이를 극단적으로 해석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장 훌륭한 의술’이라고 강조하는 자연치유에 대해서도, 그 효능을 입증할 만한 자료는 충분히 제시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최소한의 검증조차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전 세계 의료계와 제약회사 등을 ‘탐욕에 찌든 악의 무리’ 수준으로 깎아내리는 주장은 무리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주류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분야를 막론하고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의학과 같이 전문지식이 필요한 영역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당한 문제제기의 선을 넘어, 근거 없는 선동이나 음모론의 수준에까지 이른다면 곤란합니다. 다른 것도 아닌 ‘생명’이 걸려있는 문제에 무책임하게 개입했다가는 선량한 이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의 자연요법을 따라하다 숨진 암환자들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투병 중인 허 씨가 본인의 인터넷 카페에 마지막으로 전한 근황은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6년 전에 간암, 신부전증, 오십견, 알레르기, 악성빈혈 등으로 죽음의 나락에 내몰린 상태에서 서양의학을 철저히 거부하고 이를 모두 극복해낸 것이 의학전문기자로 전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지요. 이번에 나타난 또 한 번의 죽음의 나락은 또 한 번 크게 변신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허 씨는 결국 중환자실에서 파리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고 말았습니다. 그의 죽음에 대해 인간적 연민을 느끼는 동시에 명복을 빕니다. 허 씨의 죽음을 계기로 근거를 중시하는 올바른 의료문화가 정착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