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金 씨는 왜 '금'이 아니라 '김'으로 불릴까?
- 金 씨는 왜 '금'이 아니라 '김'으로 불릴까?
金은 원래 황금을 나타낸 상형이지요.
나중에 철기가 나오면서 쇠를 뜻하기도 했고요. 여진족, 몽골족, 신라족이 모두 황금을 숭상해서 대개 金(몽골은 알탄, 칭기즈칸 일가는 황금씨족, 여진족은 나라 이름을 알탄울르스 즉 황금나라 金, 신라 서울은 황금성이란 뜻의 金城 등) 씨를 자처했는데, 우리나라만 발음이 '김'으로 바뀌었습니다.
일설에는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면서 금씨들 때문에 금극목(쇠가 나무를 극한다는 오행설)하여 나쁘니 '성 김'으로 하라고 하여 발음이 달라졌다는군요.
하지만 제가 중국 고대음을 집대성한 사전을 보니 신라 시기에는 그들도 '김이라고 발음했군요. 그러다 오늘날에는 '진'이 됐구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성으로서 金을 발음할 때는 훨씬 이전부터 '김'으로 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성계설에 명확한 문헌고증이 이뤄지지 않는 한 제 말이 맞을 수도 있을 겁니다. 金 말고도 성이나 이름으로 쓰일 때는 발음이 달라지는 한자가 아주 많습니다. 泉은 전으로, 父는 보로, 葉은 섭으로, 丑은 추로 읽지요.
이성계설이 의심스러운 건 또 있습니다. 고려왕조실록을 보면 우리나라는 동방 木國이니 푸른 소나무를 많이 심어라, 흰옷 대신 푸른 옷을 많이 입어라, 이런 왕명이 자주 내려갑니다. 이성계설이 특별할 게 없다는 뜻이지요. 김씨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사진설명 / 황금. 이 황금에서 金 씨가 나왔다. 쇳덩어리가 아니다.
몽골울르스를 이룬 칭기즈칸 일족 즉 황금씨족, 금나라를 가리키는 알탄울르스(金), 신라 금성 모두 황금의 나라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