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들에는 종종 불이 난다. 누군가는 불이 나기를 애타게 기다린다
숲과 들에는 벼락이 칠 때 종종 불이 난다. 건기에 한번 불이 붙으면 몇 달간 타는 큰 산불이 있고, 수백 킬로 초원을 태우는 들불이 있다. 짐승들은 물을 찾아 이리저리 뛰고, 더러 불에 타 죽고, 곤충이나 조류도 화를 피하지 못한다. 풀과 나무는 대부분 불에 탄다.
그런데 이런 참혹한 불을 기다리는 식물이 있다.
키가 100미터까지 자라는 자이언트 세콰이어다. 1000살쯤은 거뜬히 살아남는 이 세콰이어는 평생에 대략 80번 정도의 산불을 겪는다고 한다. 그래서 드물지 않은 이런 산불을 이겨내기 위해 최대 1미터 두께에 이르는 푹신푹신한 껍질에 빗물을 가득 머금고 있다고 한다. 이러면 7일간 불이 붙어도 살아남는다고 한다.
세콰이어는 단지 불을 견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화재로 섭씨 200도에 이르기를 기다린다. 후끈 달아오른 불기가 200도 정도에 이르면 그제야 솔방울을 벌려 날개 달린 씨앗을 상승기류에 태워 멀리 날려보낸다. 그러니까 불이 나야만 솔방울이 씨앗을 터뜨리고, 그 상승기류에 태워 씨앗을 멀리 날려보내 세콰이어 숲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식물은 동물보다 더 진화한 생명체인가?>
이처럼 우리 세상에는 늘 평화를 원하는 사람만 사는 게 아니다.
대부분 평화를 원하기는 하지만 아주 특수한 누군가는 전쟁이 나야만 살 수 있는 사람 혹은 기업이 있다. 불이 나지 않으면 잘 살 수 없는 '자이언트 세콰이어'처럼 전쟁이 나지 않으면 몹시 불편한 사람들이다.
그러니 세상 모든 사람이 나 같기를 요구하지 말고, 그는 무엇을 원할까 상상해 볼 수 있어야 화를 피할 수 있다. 요즘 독사처럼 독한 말을 서로 뿜어내는 남북의 두 지도자 보라고 쓰는 글이다. 고금동서의 어떤 전쟁을 들여다봐도 일방적으로 이기는 전쟁은 없다. 해마다 2차대전 전승절 행사를 크게 치르는 러시아, 무려 2340만 명이 죽었다. 일본이 미국을 기습공격하여 기세좋게 태평양전쟁을 일으켰지만 일본인 약 300만 명이 죽고, 왕은 미군에 항복하고, 일본 국민들은 미군의 통치를 받는 치욕을 당했다. 서울이 불바다 되고, 평양이 초토화되면 누가 기뻐할지, 누가 간절하게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그렇다. 바로 그들이다.
- 숲에 불이 나면 불에 탄 나무, 풀, 동물은 밑거름이 되고,
그런 잔해 위에 솔씨를 뿌리는 식물이 있다.
- 폭탄을 퍼붓는 대공습이 있어야 고가의 무기를 팔고,
건설 복구에 나서는 전쟁기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