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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기사 / 줄에 묶인 오랑우탄, 6개월만에 구조돼

소설가 이재운 2016. 11. 21. 20:39

요즘 박근혜 퇴진 시위가 한창인데, 이런 때일수록 사실에만 주목해야 한다. 

문재인 씨처럼 생각나는대로 불쑥 불쑥 아무 말이나 해대면, 특히 사실이 아닌 말을 해대면 본질이 흐려지고, 죽었던 적도 기어이 되살아난다.


<조선일보 / 목줄에 묶인 아기 오랑우탄, 6개월 만에 구조돼 …>



조선일보는, 쇠사슬에 묶여 있던 아기 오랑우탄이 6개월만에 구조됐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는 오보다.


내용은 이렇다.

오랑우탄의 주인인 바팍 헨드리구스는 무리에서 떨어진 오랑우탄 보니카를 지난 6월에 발견, 자신의 농장으로 데려와 길렀다.

하지만 보니카는 농장 밖으로 도망치려 했다. 그때부터 목줄을 채웠다고 한다.

그러던 중 바팍 헨드리구스는 오랑우탄을 애완동물로 기르는 게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동물구조단체에 보니카를 넘기려고 알아보았다.

그러던 중 동물구조단체와 연결되어 무사히 보니카를 넘겨줄 수 있었다.

동물구조단체는 이 오랑우탄을 야생 적응훈련시킨 다음 방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자는, 오랑우탄이 학대받았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어 무리한 기사를 썼다.

사진을 봐도 목줄은 충분히 긴 셈이다. 또한 비전문가가 원숭이나 오랑우탄 등을 풀어놓고 기르기는 어렵다. 에버랜드 같은 동물원에 있는 오랑우탄도 밖으로 나올 때는 반드시 목줄을 해서 데리고 다닌다.

따라서 오랑우탄의 생태를 잘 알지 못하는 바팍 헨드리구스 씨가 무리에서 벗어난 오랑우탄 새끼를 구조해 죽을 수도 있던 보니카를 지금까지 살려냈다는 점은 전혀 지적하지 않았다.


뉴스거리도 안되는 걸 뉴스로 만드느라 고생했다. 

사소한 실수가 큰 사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 오랑우탄 : 사람과 오랑우탄속이다. 멸종위기종으로 관리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서식한다. 현지 언어로 '숲에 사는 사람'(오랑=사람, 우탄=숲)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성성이라고 부른다. 쾌락을 위해 교미할 줄 알며, 사람이나 보노보침팬지처럼 정상위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사람과도 섹스가 가능하다.


- 오랑우탄 보니카. 무리에서 떨어진 새끼 오랑우탄을 발견한 바팍 헨드리구스는 동물구호단체에 연락, 이 오랑우탄을 넘겼다.

쇠줄을 무는 것은 오랑우탄의 놀이이지 학대받아서 그러는 건 아니다. 개도 개줄 물어뜯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