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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글쓰는 재주를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

소설가 이재운 2016. 12. 2. 18:20

소설가 이문열 씨가 조선일보에 기고문을 올렸다.

극우를 자처하는 소설가가 극우를 자처하는 신문에 글을 올린 것이다.

하지만 그는 뱀의 혓바닥처럼 교묘한 논리로 촛불 민심을 비아냥거리고 있다.

그의 글에서 뽑은 본심 몇 줄을 보자.


- 매스컴이 악머구리처럼 들끓었다. * 악머구리 : 참개구리

- 무엇에 홀린 듯 미용이나 섭생까지 깐죽거리며 모욕과 비하를 일삼다.

- 여왕 대신 창녀를 처형한 군중 삽화?

- 그것도 특종이랍시고 삼류 도색 잡지도 다루기 낯간지러운 사생활에 대한 억측과 풍문을 무슨 큰 폭로라도 되는 것처럼 뉴스로 쏟아낸다.

풍채 좋고 언변 좋은 양반들이 온종일 종편이 펼쳐준 좌판에 몰려 앉아 대통령 여당 몰매 놓기 * 몰매 : 여럿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마구 때리는 매.

대통령 속곳까지도 슬쩍슬쩍 곁눈질하며 최가네 일족 잡상스러움을 시시덕거리거나, 문고리 몇 인방이니 친박 개박 매화타령 하며 킬킬거리는 * 잡상스럽다 : 잡스럽고 상스럽다. 이런 어휘는 이미 죽은 말이 됐는데, 독자들이 모르는 한자어를 써야 폼이 난다고 잘못 생각하는 작가들이 많다. * 매화타령하다 : 주로 똥싸고 매화타령한다로 쓴다. 잘못해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비위좋게 날뛰다. 박근혜가 아니고 촛불 든 국민과 종편 패널들이 그렇다는 것이다.

100만이 나왔다고, 4500만 중에 3%한군데 모여 있다고, 추운 겨울밤에 밤새 몰려다녔다고 바로 탄핵이나 하야가 '국민의 뜻'이라고 대치할 수 있는가.

매스컴이 일주일 내 목표 숫자까지 암시하며 바람을 잡아 불러 모은 숫자가, 초등학생 중학생에 유모차에 탄 아기며 들락날락한 사람까지 모두 헤아려 만든 주최 측 주장 인원수
그 촛불 시위의 정연한 질서와 일사불란한 통제 상태에서 '아리랑 축전'에서와 같은 거대한 집단 체조의 분위기까지 느껴지더라
기계로 조작해도 어려울 만큼 정연한 촛불 끄기 장면과 그것을 시간 맞춰 잡은 화면에서는 으스스한 느낌마저 들었다
지난 한 달 야당의 주장과 매스컴의 호들갑으로 이제 부인할 수 없는 논리가 되었다


<이문열 / 보수여 죽어라, 죽기 전에… 새롭게 태어나 힘들여 자라길>


- 극좌에서 극우로 전향한 김문수 지원나선 이문열. 김문수는 김부겸에게 져서 낙선했다.


2001년 이문열의 이천 집 앞에서 치러진 <이문열 소설 장례식> 중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