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겹벚꽃이 또 피었어요
어버이날 무렵이면 해마다 피던 겹벚꽃, 어머니 안계신 올해에도 피었어요.
창밖을 내다보세요.
하늘꽃이 아무리 아릅답다지만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요?
- 이 겹벚꽃은 재작년에 냉해를 입어 한쪽 기둥을 잘라냈다. 작년에는 꽃이 볼품없었는데 올해에는 제법 아름답게 피었다.
아래는, 어머니 정정하게 살아계시던 2012년 5월 6일에 핀 겹벚꽃 사진이다.
이 사진에는 어머니가 살아 계시다.
이제나 저제나 하던 겹벚꽃이 활짝 피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더위에 겹벚꽃이 놀라 어린이날에 일찌감치 만발했다.
어버이날이 주중이라 못간다 하여 어린이날에 두 조카 납치해다 바치니 어머니가 몹시 기뻐하신다.
어머니, 카네이션 대신 겹벚꽃 드립니다.
손 한 번 들어보세요!
사진 찍고 보니 뭔가 적어 넣어야 할 것같아 끄적거려 봤습니다. 이런다고 우리 어머니 오래 사실까요? 사랑한다고 자꾸 외워 오래 사신다면 하루 만 번이라도 외우겠습니다.
거실 창으로 겹벚꽃이 아주 잘 보입니다. 마당에 장애견 바니(흰놈)와 리키(잿빛나는놈)가 모처럼 잘 놀고 있습니다.
겹벚꽃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변에 전깃줄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저 위 사진들 찍느라고 고생 좀 했습니다. 어머니가 요리조리 전깃줄 피해가며 사진 찍는 제가 우습다고 한바탕 웃어주셨습니다.
어머니 집 거실이 난장판입니다. 화장실이 옆에 있건만 어머니는 세숫대야에 물 떠다 놓고 발 닦으십니다. 이러니 집안이 정돈될 새가 없습니다. 우리 가족 프라이버시를 위해 사진 크기 팍 줄입니다. 소파에서 자는 아인 내 딸, 노는 아인 두 조카, 머리 큰애들은 쉰이 넘은 제 동생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