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 부정하는 사람들의 치명적인 오류 한 가지
조선일보가 현대의학을 부정하는 사람들의 카페에서 일어나는 비상식적인 사례를 모아 기사화했다.
방송이든 신문이든 웬만하면 병원 가라, 진단받아라 권하는 일이 많다. 간단한 치료로 거뜬한 병증에도 무조건 병원가라고 해서 이것저것 수많은 검사를 받게 해서 의료수가를 높이는 일이 실제로 많다.
아마도 그래서 '약 안쓰고 아이 키우기' 같은 카페가 생겼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의사, 한의사만큼 집단이기주의가 강한 집단도 드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의료장비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의사들이 한둘이 아니다.
나도 작년에 기도가 답답하고 가래가 끓어 이비인후과를 두 곳을 다녔지만 결국 이들은 폐에는 아무 이상없다는 말만 하고 내 병증을 치료해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간단한 민간의약으로 치료에 성공했다. 알고보니 원인은 다른 데 있었고, 그곳을 치료하니 기도에 생긴 가래와 염증은 가볍게 나았다. 병원에서 받아온 약은 반쯤 먹다가 효과가 없어 버렸다. 뭔지도 모르고 항생제만 처방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의사들의 이런 이기적인 태도와 일부 몰상식한 처치에도 불구하고 우리 건강을 지켜주는 건 역시 현대의학이다. 현대의학이 아니었으면 조선시대 (국왕의) 평균 수명 46.1세를 현재 76세로 늘리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현대의학이다. 물론 치솔 사용, 영양섭취 증가라는 다른 요인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발달된 의료기술이다.
다만 여기서 의료계 종사자들과 병원 거부하고 약 안먹겠다는 사람들 모두 놓치는 게 한 가지 있고, 이것이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부분이다.
사람들은 대개 면역력이 높아지면 모든 병이 저절로 다 낫는다고 주장하는데, 이 기본 명제는 맞지만 면역력이 저절로 높아지는 일은 없다. 면역체계는 외부 바이러스 침입을 막고 내부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임계치라는 게 있다. 이 임계치 내에서는 면역시스템이 정상 가동된다. 그렇지만 임계치를 벗어나는 순간 인간 면역체계는 생명 자체를 포기하는 현상이 있다. 병들게 방치하고, 바이러스가 퍼지도록 모른 척하는 임계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스트레스, 체온, 환경에 따라 이 임계점은 개인차가 있다. 임계치가 넘어간 사람에게 병원 가지 말라, 약 먹지 말라고 하면 그 사람은 더 빨리 죽는 수밖에 없다. 이때는 어쩔 수없이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면역체계가 무너졌으면 의사의 손과 약물로 대신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을 보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건강한 사람이 병원 자주 다니는 건 좋지 않다. 다만 자신의 몸이 병을 이길 수 없을만큼 어려워진 상황에서 면역 치료나 자가 치료만 믿고 버티면 작은 병을 더 키울 수도 있다.
내가 주목하는 건 우울증 같은 경우다. 우울증은 그 증상이 크든 작든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 병원에 가면 반드시 살 수 있다. 그러나 홀로 집안에서 버티고, 종교에 의지하고, 귀신 찾아다니면 반드시 악화된다. 그다음에는 악성질환에 걸릴 수도 있고,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병원에 너무 의지하는 것도 나쁘지만, 병원 자체를 거부하는 건 더 나쁘다.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나라별 행복지수. 똑같은 상황에서 누군 행복하다고 느끼고, 누군 불행하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