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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중국-인도 전쟁 기사에 얼을 빠뜨리다

소설가 이재운 2017. 8. 8. 01:14

이 기사에는 <얼>이 몇 개나 빠져 있다.

무슨 얼이 빠져 있나 보자. 

이렇게 얼빠진 연합뉴스 기사를 올려주는 조선일보도 큰 문제다.


1. 중국-인도-부탄의 국경 분쟁이라면 이 지역 명칭이 둥랑(洞朗)이라는 중국식으로 단독 표기돼서는 안된다.

당연히 인도와 부탄, 티베트 측 명칭이 함께 표시돼야 하는데, 연합뉴스가 중국 편만 들었다. 


분쟁의 당사자인 부탄 측 명칭은 도클람이고, 인도 명칭은 도카라다. 우리가 대체 왜 중국 편을 들어 도클람/도카라를 티베트 식도 아닌 중국 식 동랑으로 불러줘야 하는지 연합뉴스가 대답해보기 바란다. 더구나 티베트 지역이라면 티베트 명칭이 있을 텐데 기사에 나오지도 않는다.


또한 도카라는 정확히 말해 부탄의 명칭이고, 티베트와 국경 분쟁 지역이라고 표기되어야 한다.

즉 부탄-티베트가 당사국이고, 인도-중국은 제3국이다. 다만 인도-부탄은 군사동맹(부탄은 독립국이라기보다 외교, 안보를 인도에 맡긴 인도 보호국 상태)이라 자동개입한 것이고, 중국은 티베트를 점령한 나라라서 티베트 문제에 간섭하는 것이다.


2. 더구나 국경 분쟁 지역 영토는 중국 땅이 아니고 티베트 땅이다. 마치 일본이 식민지 시대에 청나라와 조선의 경계를 멋대로 획정한 것과 같은 짓이다. 연합뉴스는 이 땅이 부탄과 티베트 국경이라는 사실을  좀 더 자세히 적어줘야 한다.

중국은 이 국경 분쟁에 개입할 자격이 없는 침략국가일 뿐이다. 인도는 부탄의 요청에 의해 정당하게 개입하고 있는 것이다. 부탄은 워낙 작은 나라라 외교와 국방문제는 전적으로 인도군에 의지하고 있는 위성국가 형편이다.

따라서 언론은, 중국이 침략국가로서 티베트 대신 영토 분쟁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기사를 써야 한다.


3. 제대로 된 기자라면 분쟁 지역 지도라도 올려줘야 한다. 인도-중국 국경 분쟁 지역은 이곳 말고도 두 군데 더 있다. 기사 본문에 "중국 티베트와 인도, 부탄 등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곳이다."란 표현도 거짓말이다. 인도 국경은 여기서 멀다. 티베트-부탄 국경일 뿐이다. 


- 장미 가지가 가리키는 곳이 현재 분쟁 지역이다. 이 지도를 자세히 보면 인도 국경이 방글라데시 북부를 지나 오른쪽 부탄 아래를 통과하여 미얀마 서부, 중국 남부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부탄 오른쪽 지도를 잘 보면 점선으로 된 땅이 있다. 인도 땅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다. 인구 138만 명, 8만 km2의 땅인데, 지난 1962년에 중국군이 쳐들어와 인도군 3천 명, 중국군 700명이 죽었다. 지금은 중국군이 철수한 상태이며, 인도가 실효지배하고 있지만 구글이 중국 눈치 보느라 국경선을 점선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가 문제가 되는 것은, 티베트 독립운동가들이 이 주의 타왕이라는 곳에 집중 거주하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가 티베트를 탈출할 때에도 이 타왕을 거쳐 인도로 들어갔다. 이후 달라이라마는 종종 타왕에 가서 티베트 국민들을 만나왔고, 그때마다 중국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부탄 국경 분쟁도 실은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가 티베트인들의 독립운동 항쟁지가 될 것을 우려한 중국 측의 우려 때문에 생긴 것이고, 인도는 달라이 라마 망명을 받아들인 티베트 우호 국가로서 인도에서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에 이르는 좁은 도로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으로 이해해야만 한다.


4. 조선일보는 기사에 사진 한 장 올리면서 겨우 중국 천안문 중국군 퍼레이드 장면을 골라 올렸다. 게다가 중국 측 반응은 중국 글르벌타임스와 CCTV를 인용하면서 정작 부탄 측 의견은 한 줄도 없고, 인도 측 의견도 한 줄 없다. 티베트 망명 정부 의견은 아예 상상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못된 짓이다. 조선일보가 중국군 편을 드는 것인가? 남의 나라 전쟁 기사를 이처럼 가볍게 접근해서는 안된다. 그들에게는 생사가 걸린 전쟁 문제 아닌가.

일제 때 식민지 조선을 바라보던 유럽 언론, 미국 언론의 방관자적 태도와 무엇이 다른가.

오늘날 남북이 핵문제로 긴장하지만 막상 외국 언론에서는 이 사건처럼 그저 '재미있는 기사' 정도로 취급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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