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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칭기즈칸 어록, 물론 거짓말이다

소설가 이재운 2017. 8. 15. 12:16

인터넷에 '칭기즈칸의 어록'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우선 읽어보자.


“나는 앞으로 절대로 어떤 경우에도
홧김에 결정을 내리지는 않겠다.”

< 징기스칸의 교훈 >

​위대한 왕이라고 불리는 -> '칭기즈칸을 위대한 왕이라고 부른 사서는 없다. 그는 왕이 아니라 카한(위대한 칸)으로 불렸다.
칭기즈칸이 사냥을 위해
아침 산속 깊이 말을 타고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왕의 어깨에는
왕이 아끼는 매가 앉아 있었지요.

온종일 다녀도 별다른 사냥을
못한 왕이 해질 무렵 
산속 지름길을 가다가
심한 갈증을 느꼈습니다. 
늘 흐르던 샘물도 다 말라있었고, 
혼자 달린 탓으로 
호위병이나 신하 한 사람도
주변에 없었습니다. -> 이런 일은 결코 없다.

그런 곳에서 다행히 바위틈으로
맑은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기에, 
물 잔에 물을 받아 마시려는데  -> 몽골인은 강물이나 개울물을 먹는다. 초원 특성상 바위틈에서 나오는 물이 별로 없다. 그리고 카한의 주변에는 약 1000여 명의 '체르비'(경호원)이 붙는다.
자신이 사랑하는 매가 날아와서 
그 물 잔을 쳐 물을 쏟게 한 후
날아가 버리는 것입니다. -> 매나 독수리는 사냥할 때만 눈가리개를 풀어준다. 제 멋대로 왔다갔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행동을 자그마치
세 번이나 하는 것이었지요. 
왕은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아끼고 사랑하던
매지만, 너무나 화가 나서
자기 칼을 뽑아 죽이고 말았지요.

그리고 물을 마시려고 하는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보니 
고인 물속에 큰 독사뱀이 죽어
있더란 것입니다. -> 죽은 뱀에서는 독이 흘러나오지 않는다. 독이 약간 있어도 물에 희석되어 안전하다.


그제서야 칭기즈칸은 죽은 매를
어루만지면서 다짐했습니다.
“오늘 나는 매우 쓰라린 교훈을 배웠다. 
나는 앞으로 절대로 어떤 경우에도
홧김에 결정을 내리지는 않겠다.” 


이 글은 거짓말이다.

칭기즈칸은 어린 시절 잠시 독수리 혹은 매 사냥은 했을지언정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
어디에도 이런 기록이 없다.


- 몽골군 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