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해야 할 마지막 기도
* 숙부가 사경을 헤매신다. 눈은 맞추었지만, 그래서 미소는 띄었지만 말씀은 못하신다.
보석경과 자비경을 읽어드렸다. 그리고 귀에 대고 이렇게 말씀드렸다.
* 이 글 쓴 지 얼마 안되어 숙부께서 운명하셨다. 사촌여동생이 운명하신 뒤 숙부 머리맡에서 이 글을 읽어드렸다.
* 내 개인 용도는 끝났으므로 이 글 보신 분들께서 잘 간직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쓰시라. 산 사람이나 영가나 다 복 있을 것이다.
티베트 기도문을 내가 다듬고 고친 것이다.
* 이 글 쓴 뒤 불모에게 아미타불, 지장보살, 인로왕보살 도를 청하여 받아왔다. 맨 뒤에 붙인다. 어머니 가실 적에도 수의 속에 넣어드렸다.
- 지금 이 순간, 숙부가 살아온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갈 겁니다. 부디 남 원망하지 마시고, 감사하는 마음만 내세요.
숙부, 두 가지 고마움을 말씀드립니다. 나 태어나던 날부터 닷새간 남의 집에 일하러 가서 어머니 먹을 쌀을 구해다 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 세 살 때, 숙부가 등마 태워 방을 기어다니다가 나를 떨어뜨려 커다란 숯불이 배꼽 근처에 붙어 억지로 뜸 뜬 바람에, 심장이 놀라고 뇌가 놀라 수전증이 생기더니 아직도 고생하지만, 그 덕분에 공감각이 생기고, 귀신 보고, 집중력이 생긴 점에 대해 감사드려요. 덕분에 제가 아나파나 사티로 반야의 깊은 맛을 보았습니다.
살가운 이름 나의 작은아버지, 고통이 멈추면서 영혼이 빠져나오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저 세상에서 이 세상으로 오는 것이 태어나는 것이고,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가는 것이 죽는 것입니다. 저 세상에서 죽는 것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고, 이 세상에서 죽는 것이 저 세상에 태어나는 것입니다. 태어나 보셨으니 태어남이 무서운 게 아니라는 걸 아시잖아요?
며칠 안으로 할아버지, 할머니, 우리 아버지, 우리 어머니, 다른 숙부, 고모들이 마중 나올 겁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밝은 빛, 아름다운 소리를 따라가세요.
한 마음으로 기도하되, 다음 생에는 좋은 집에 태어나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는 인연을 지어달라고 기도하세요.
웬만하면 내년쯤 이 세상 좋은 곳에 태어나 훌륭한 스승 많이 만나고 좋은 공부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숙부와 조카보다 더 좋은 인연으로 다시 만나요.
죽기 전에 해야 할 마지막 기도
- 사후세계(바르도)로 들어갈 때 드리는 기도문
- 두려움을 없애고 새 세상에 대한 희망을 품는다
저는 지금 인생의 여행을 마치고 그 끝에 이르렀습니다.
이 세상의 가족과 친지들은 아무도 나와 함께 하지 않고
홀로 사후세계에 들어가 방황하더라도
평화와 분노의 부처님들이시여,
자비와 반야의 힘을 주시어
무지의 어둠을 걷고 희망의 밝은 빛을 뿌려 주소서.
사랑하는 친구와 친척과 가족을 떠나 홀로 방황할 때
제 자신의 어지러운 영혼의 그림자가 나타나더라도
부처님들이시여, 자비와 반야의 힘을 보내주시어
두려움으로 놀라지 않게 이끌어 주소서.
지혜의 밝은 빛이 비쳐 눈부실 때
두려워하지 않고 제 자신을 똑바로 알아차리게 하소서.
평화와 분노의 신들이 나타나도
두려움 없이 이곳이 사후세계임을
알아차리게 하소서.
제가 지은 나쁜 업으로 고통받을 때
평화와 분노의 부처님들이시여,
오직 반야에 귀의하니
이 고통을 걷어 주소서.
진리의 소리가 천둥처럼 울릴 때
놀라지 않고 그 가르침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제가 피난처 없이 저의 업장에 끌려다닐 때
평화와 분노의 부처님들이시여,
저의 피난처가 되어 주소서.
제가 저지른 업으로 고통받을 때
저를 삼매와 반야로써 굳게 지켜주소서.
사후세계에서 새 세상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
제가 거짓 가르침에 이끌리지 않도록 막아주소서.
제가 벼락치고 번개가 번쩍거리는 무서운 곳에 이르더라도
두려움에 떨지 않고 진리의 빛을 따르게 해주소서.
사나운 동물들이 으르렁거릴 때
그 소리가 진리로 들리게 하소서.
제가 눈과 비와 바람과 어둠에 쫓길 때
신성한 지혜의 눈을 보게 하소서.
사후세계 모든 중생들이 질투에서 벗어나
더 높은 차원의 새 세상에 태어나게 하소서.
갈증과 허기, 더위와 추위의 고통이
그들에게 일어나지 않게 하소서.
제가 새 세상 새 부모님의 인연을 지을 때
지혜를 존중하고 보시와 기도의 삶을 사는 사는 분들을 만나게 하소서.
제가 태어날 곳을 제가 결정하게 해주시고,
건강한 몸과 지혜로운 두뇌를 갖게 해주소서.
스스로 건강한 몸과 지혜로운 두뇌를 얻어
새 세상에서 저를 보거나 제 말을 듣는 사람은
보는 즉시, 듣는 즉시 해탈되게 하소서.
제가 저의 악업을 따르지 않게 하시고
제가 지닌 공덕만 따르게 하소서.
제가 어느 곳에서 태어나든지 바로 그곳에서
훌륭한 스승들을 만나게 하소서.
제가 태어나는 순간 걷고 말하는 법을 알아
과거생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신통력을 얻게 하소서.
붓다의 말씀을
제가 단지 듣고 생각하고 보기만 해도
알아듣고 이해하게 하소서.
어느 곳이든 제가 새로 태어나는 땅이
축복 받고 평화롭게 하소서.
그래서 모든 중생들이 다 행복하게 하소서.
오, 평화와 분노의 부처님들이시여,
저와 다른 이들이 바로 당신처럼 되게 하소서.
당신의 모습과 당신의 길상을 지니고
당신의 삼매와 당신의 긴 수명과
당신의 불국토를 누릴 수 있도록 허락하소서.
부처님, 천신들, 조상님들,
여러분의 축복으로 이 기도가 성취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