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그대여, 내 말에 귀를 기울여다오
이 세상 모든 일에는 기전(機轉)이라는 게 있다.
기전을 바로 새기는 우리말이 아직 안보여 한자어 그대로 쓰는 중인데, 영어로는 Mecanism이다. 한자어 잘 모르고 영어 웬만큼 아는 사람이라면 메커니즘이라고 풀어주면 금세 이해가 갈 것이다.
이 어휘는 의학, 특히 약리학에서 많이 쓰기 때문에 의사들은 자주 쓰는 어휘다. 나는 바이오코드를 연구하면서 저절로 기전이란 어휘를 많이 쓸 수밖에 없어 그냥 써왔다.
아나파나 사티를 강조한 지 1년이 되었다.
2017년에 국제여래선원을 문 연 이래 1년여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모임을 가졌는데 어제는 여섯 명이 했다.
최고 15명이 했으며, 아나파나 사티로 기적을 일으킨 아라한 삐냐저따 스님께서 직접 지도하러 오셨을 때는 60여 명 정도가 모여 3박4일간 했다. 그분의 법력으로 재면 60명조차 부끄러운 수다.
그나마 첫날 아침 4시에는 스님과 나, 통역 Zaw, 회원 두 명까지 5명이 했다.
마지막 날 오후에 자비경과 치유경을 암송하신다고 예고하니 보살들이 우르르 모여들어 앉을자리가 모자랐다.
민망하여 내가 스님께 여쭈었다.
"아나파나를 가르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모이는 사람은 다섯 명에서 열 명 사이입니다. 스님은 때퓨선원에서 어떻게 제자들을 가르치셨습니까?"
"그러지 마라. 스님이 수십 명이 있는 때퓨에서 아나파나 집중 수련을 할 때에도 심지어 나 혼자 한 적도 있다."
"절에 있는 스님들도 안한다고요?"
"큰 불사가 있어 아나파나 합동 수행을 하자고 했는데, 첫날에는 제법 모이더니 이튿날부터 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며칠만에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수좌들이 다른 절로 도망쳐버리더라. 나중에는 도망가는 수좌를 쫓아가 바랑을 잡았더니 바랑을 버리고 달아나더라. 아나파나는 그렇게 힘든 것이다."
"그래서 어찌 되었습니까?"
"나는 끝까지 했다. 불사는 원만히 이뤄졌다. 이뿐이다."
"알아듣겠습니다. 나는 끝까지 했다, 이 말씀을 받들겠습니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아나파나 왜 안하느냐 물으니,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
"기도하는 게 더 나아요. 아나파나는 지루하고 답답해요."
그러냐고 화답해주고 "그래도 기도하기 전에 아나파나를 하여 집중된 상태에서 기도하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달래주었다.
아나파나가 안된 상태에서 하는 기도는 쓸데가 없다. 확신하건대, 그런 기도는 이뤄지지 않는다.
기도를 하려고 해도 아나파나 사티가 돼야 한다. 머리가 어지러운데 어찌 기도인들 통하겠는가.
그래서 오늘 100일의 법칙을 적는다.
몸이 어디 아파서 약을 먹어도, 이 약이 위장으로 들어가 분해된 다음 몸에 흡수되어 아픈 곳까지 다다르고, 그런 다음 병원균을 죽이는 메커니즘, 혹은 약한 세포를 살리는 메커니즘,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하여 기력을 회복하게 하는 메커니즘 등이 완료되려면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몸이 아픈 사람들은 약을 먹으면 당장 효과가 나는 줄 안다.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즉효(卽效) 좋아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만병통치, 명의, 화타, 이런 신기루를 쫓는다.
팩트에 근거해 정확히 말하자면 이 세상에 즉효란 없다. 총에 맞아도 즉사는 없다. 적어도 몇 분은 걸린다. 머리에 총을 맞아도 일단 기절하는 것이지 온몸의 생명활동이 멎으려면 몇 분 걸린다.
애완견을 기르다보면 암 등 나쁜 병에 걸려 마지막 순간에는 약물로 안락사를 해주는 경우가 있다. 이때 의사는 수면제와 심정지약을 차례로 놓아주는데, 주사하자마자 비록 고개를 떨구고 축 늘어지더라도 죽은 게 아니다. 아이들 보내는 게 안타까워 청진기를 대보면 심장박동이 서서히 꺼져가는 걸 느낄 수 있다. 바로 죽지 않는다. 약물이 작용하는 기전이 있기 때문이다. 5분 정도 걸린다. 사람이 죽는데도 심정지 후 두뇌세포가 완전히 정지하기까지 약 90분 정도 걸린다.
이 세상 모든 일에는 기전이라는 게 반드시 있다.
10월이면 국화가 꽃을 피워야지만 그건 날짜 얘기고 온도와 빛의 총량이 임계치에 이르러야 마침내 꽃을 피우는 것이다. 그래서 응달의 국화와 양달의 국화가 꽃피는 시기가 다르고, 거름이 많은 쪽에서 자라는 국화와 메마른 땅에서 자라는 국화의 꽃피는 시기도 다르다.
모든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데는 반드시 태양의 위도와 적산온도와 햇빛의 양이 적정량에 이르러야 한다.
존경하는 나의 큰스승 고타마 싯다르타는, 심지어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크고작은 일조차 과거에 씨앗이 뿌려져 여태 자라다가 맺히는 열매일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은 기전이라고 하지 않고, 메커니즘이라고 하지 않고 업(業)이라고 한다. 씨앗의 뜻으로는 업식(業識)이라고 한다. 그것이 선업이든 악업이든 씨앗이 뿌려지면 사람의 뇌속에서 자라다 선업은 선과를 맺고 악업은 악과를 맺는다.
김치를 담가도 유산균이 생겨, 이 유산균이 세포분열을 해가며 개체수를 적정량까지 늘려나가고, 그런 다음 김치에 골고루 퍼질 때 비로소 익는다. 아무리 유산균을 퍼부어도 당장 발효가 되지 않는다.
모든 발효에는 그 기전이 있다. 발효를 돕는 효소는 N(질소)이 포함된 단백질인데, 이 효소가 작용하는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 말이 그렇지 탄수화물 덩어리를 만나더라도 복잡하고 길다란 사슬구조를 가진 탄수화물을 포도당 수준까지 분해하려면, 공사장에서 모래 퍼나르는 것처럼 '일'이 된다. 일의 양을 계산할 때 수학으로 가능한 것처럼 소화 기전도 마찬가지다. 탄수화물 양과 아밀라제 등 효소의 양을 대입하면 분해 시간이 나온다.
내가 이렇게 기전의 시간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나파나 역시 그렇다는 뜻이다.
하루 해서, 그것도 겨우 한 시간하고 몇 마디 설명을 듣는다고 해서 갑자기 머리에 번개가 치는 것이 아니다. 아무 변화가 없을 수 있다. 흙탕물을 정화시키는 약을 넣어도 한참 기다려야 부유물이 가라앉는다. 약물이 먼지 하나하나를 화학적으로 붙잡아 바닥으로 가라앉히려면 그만한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108번뇌로 가득 차 있는 두뇌를 집중(어텐션)시킨다는 것도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우리 뇌는 약 20개 정도의 크고작은 뇌로 구성된 연합뇌다. 국회의 여야처럼 서로 다른 말을 하고, 뇌 중에서는 책상에 올라가 구르거나 소리지르는 놈도 있다. 이 모든 뇌를 조용히 시키려면, 시끄러운 교실에 들어간 교사가 "조용! 조용!" 악을 쓰는 것처럼 아나파나를 해야 한다. 그런데 두뇌는 소리지르면 더 번뇌잡념을 일으키므로 살살 달래야 한다. 그것이 호흡이다.
들숨과 날숨이라는 반복을 통해 여러 뇌를 집중시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들숨 때는 뇌들이 조용해진다. 산소가 들어오고, 생존 정보가 들어 있는 냄새가 들어오고, 피톤치드가 들어오고, 음이온이 들어온다. 장 보러 간 엄마가 현관 문열고 돌아올 때 아이들은 장바구니 구경한다고 우르르 몰려드는 것같다.(요샌 이런 아이들이 없지만 옛날에는 그랬다)
나는 깊은 산골에서 자라 어머니가 봄나물 뜯으러 산에 다녀오시면, 멀리서 보고도 달려갔다. 동생 둘도 함께 뛰어 어머니에게 가서 나물보따리를 받아 마루에 풀어놓는다. 그러면 거기 싱아와 찔레순 같은 먹을거리가 들어 있다.
이처럼 들숨 때는 뇌들이 순간 집중한다.
그런데 날숨 때는 그만 번뇌와 잡념이 폭발한다. 다 사용한 산소, 즉 이산화탄소를 뱉기 때문이다. 잘못 들어온 개스나 먼지도 뱉는다. 장에서 올라온 소화 후 개스도 뱉는다.
이런 이치로 하나에서 열까지 헤아리는 수는 날숨에 붙들어 매고, 들숨 때는 집중하여 숨을 들여다보라는 것이다.
이뿐이다.
다시 말한다. 100일은 해야 가느다란 봄바람처럼 다가와 손등을 스친다. 한번 오면 그 다음에는 더 빨리 온다. 머리도 길들여야 잘 움직인다.
기도 역시 마찬가지다. 잠시잠깐 기도한다고 하느님이, 부처님이 "오냐, 알았다" 이러지는 않는다. 그런 기전은 없다. 그런 얍삽한 기도를 하느님, 부처님이 들어주지는 않는다. 진정한 호모 사피엔스라면 기도하면 다 된다는 거짓말에 속아서는 안된다.
기도를 듣는 건 여러 뇌다. 뇌들이 집중해서 기도를 들어야 한다. 그러고도 비밀 기전(교회 기도의 비밀 기전이 따로 있음))이 있지만, 어쨌든 적어도 100일은 기도해야 그 마지막 기도가 그 무엇엔가 연결된다. 그래서 종종 백일기도가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아나파나를 하는 모든 사람에게 다시 부탁드린다.
100일은 하시라.
고타마 싯다르타가 그렇게 했고, 예수도 광야에서 그렇게 기도했다.
삐냐저따 스님도 100일 넘게 아나파나만 하여 기적을 이루셨다.
증산 강사옥, 소태산 박중빈, 수운 최제우 등의 깨달음도 치열한 수행과 기도 끝에 이뤄진 것이다.
공짜는 없다.
아나파나를 하여 다이아몬드 같은 큰 지헤를 얻고 싶다면 값을 내라.
하늘은 그 값을 시간으로 쳐서 받는다.
시간을 치를 생각이 없다면 아나파나도 기도도 필요없다.
아무리 재능이 많아도 1만 시간, 10년은 투자해야 꽃을 피운다는 법칙도 있다.
아나파나의 창시자 고타마 싯다르타께서도 그 잘난 제자들(500아라한)에게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힘써 정진하라!"고 수없이 말씀하신 기록이 아함경에 나온다.
진실로써 말하니, 태이자 이재운의 말이라 여겨 가벼이 보지 말고, 지혜의 눈으로 보기 바란다.
나를 소설가로도 보지 말고, 사전편찬자도로 보지 말고, 바이오코드 창시자로도 보지 말라. 그냥 진실만 보라.
왜 자꾸 안하겠다는 사람들에게 아나파나 수행을 권하느냐고?
당신들이 깨달아야 나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 가난한 나라 미얀마 국민들이 돈을 모아 이 황금탑을 보시했다.
그들은 오직 이 황금탑에서 한국인들이 아나파나를 하여 깨달음을 얻기를 소원할 뿐 달리 원하는 것이 없다. 미얀마인들은 이 황금탑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명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꺼이 보시하였다. 우리는 그냥 이 아나파나 명상센터에 가서 숨을 세기만 하면 된다.
* 이 글은 바이오코드연구소의 <아나파나 100일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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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오전 9시 30분,
아나파나 사티 전용 명상센터 황금탑으로 오십시오.
* 지혜의 샘을 퍼올리는 가장 강력한 수행법 <아나파나 사티>
장소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운학로 139
국제여래선원 황금탑 2층 아나파나 명상센터
문의 / 031-332-0670 1899-3239 유승민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