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태양/*파란태양*

남북 통일은 우리 의지로 할 자격도 능력도 없다

소설가 이재운 2019. 2. 27. 00:42
드디어 내일 미북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우리 민족은 3.1만세운동을 하고 임시정부와 각 독립군 부대들이 목숨 바쳐 일본군과 싸웠지만, 막상 일본은 미군이 떨어뜨린 핵폭탄 두 발로 항복했다. 결과적으로 우린 일본의 패망에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어떤 원인이 되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 우리 손으로 일본제국주의의 목에 칼을 박지도 못하고, 갖다 대지도 못했다.

지금 일본의 간악한 죄 때문에 나라가 분단된 지 70년이 지나버렸다. 그러고도 여태 일본 정치인과 우익의 조롱을 받고 있다.

우리는 육이오전쟁의 당사국 자격조차 갖고 있지 않다. 우린 그냥 미군의 용병 자격으로 유엔군에 참여했을 뿐이다. 베트남 전에 참전하여 싸울 때의 딱 그 지위일 뿐이다.
그러니 남북 통일은 우리 의지로 할 자격도 능력도 없다.
그래서 미북 북미 회담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은 1900년대 초에 우리나라를 일본에 팔아먹은 나쁜 나라다. 당시 미국은 일본에 대한 영향력이 컸는데, 필리핀을 먹을 욕심에 일본이 우리나라를 먹더라도 눈감아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미국이 도와주면 일본에게 먹히지 않을 거라던 지식인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힘없는 나는 지금 김정은-트럼프 회담을 주목하는 중이다.
솔직히 말해 한국 대통령이나 한국군은 북미 회담의 말석에나 앉을 자격 밖에 없다. 그것도 러시아, 중국, 일본의 다음 자리다. 이게 현실이다.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존심 묻어두고 노력 중인 것으로 보인다. 희망을 갖고 회담 결과를 지켜본다. 우리 민족의 운명이 트럼프의 입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언짢지만 나는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온 미국 대통령 중 가장 특이한 스펙트럼을 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어쩌면 우리에게 기적을 안겨줄지 모른다.
선혈들이 도우사 제발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기원한다.

* 1945년 제주 주둔 일본군 무장 해제. 우리는 그해 9월이 지나도록 일본군의 무장을 우리 손으로 해제시키지도 못했다. 심지어 9월 8일 미군이 인천항으로 들어올 때, 인천 시민들이 소란스럽다며 항구를 지키던 일본군이 총을 쏘아 사람이 죽었다. 우린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