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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Republic) 선언

소설가 이재운 2019. 4. 6. 22:51

우리 이제 개인소득 3만 달러 나라도 되고, 민주주의도 이만하면 되었으니 원론적인 이야기 좀 합시다.

공산주의는 인간의 욕망을 인정하지 않아 다함께 가난해지는 길로 갔는데, 민주주의는 다수의 폭력에 끌려다니기 때문에 역시 빈부 격차가 커집니다.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했다는 미국, 앞은 화려하지만 뒷골목은 처참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저는 민주주의에 공화 개념을 확실히 해 넣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정희의 민주공화당이 말은 참 좋았는데, 사실은 비민주반공화였기 때문에 총 맞아 죽은 거고, 이 시대야말로 헌법에서 내건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바라봐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공무원 등은 민주주의 선거 체제에서 집단 표를 무기로 자신들의 이익을 최대한 늘려왔습니다. 하지만 표가 적은 집단은 가난에 내몰리고, 변두리로 쫓겨날 수밖에 없습니다.

신라의 화백이나 몽골의 쿠릴타이 등은 민주주의는 아니지만 공화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씨족 부족이 모여 만장일치제를 추구하는데, 아무리 작은 부족, 작은 씨족이라도 반대하지 않도록 뭔가 줘가면서 합의를 이끌어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많으면 나머지 표는 모조리 쓰레기처리합니다. 51%가 49%를 짓뭉갭니다. 그러니까 민주노총에 들어가려고 기를 쓰고, 거기 못들어가는 자영업자나 전문직종들은 의견을 낼 창구가 없습니다. 정규직은 떼로 덤비지만 비정규직은 떼를 이룰 수가 없어 비참하게 삽니다.

화백이나 쿠릴타이는 비록 소수 씨족이라도 그들의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이것저것 제시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싹 무시하지요.

지금 민주주의 폭력으로 희생되는 국민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물론 각각의 수가 얼마 되지 않으니 국회든 정부든 신경을 쓰지 않지요. 내 친구 중에 시인이 한 분 있는데, 죽을힘을 다해 좋은 시를 써도 먹고살 수가 없습니다. 차마 그의 글을 들여다보기가 겁납니다. 민주주의는 이런 개인을 외면합니다. 표가 안되니까요.

정치를 꿈꾸는 분들, 이제 <공화>의 깃발을 들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다 같이 잘 삽시다. 그늘을 살핍시다. 구석을 들여다봅시다. 뒤를 돌아봅시다.


* 식물플랑크톤, 아름다운 현미경 사진. 이걸 동물플랑크톤이 먹고, 작은 물고기는 동물플랑크톤을 먹고, 큰 물고기는 작은 물고기를 먹고, 인간은 큰 물고기를 먹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늘진 곳, 외진 곳, 구석진 곳에 웅크려 앉아 울고 있는 국민을 잊는다면, 그 나라는 결코 좋은 나라가 아닙니다. 

노숙자가 컵라면 한 개를 사도 부가세 10%를 냅니다. 그돈으로 국회의원 세비가 나가고, 공무원 월급이 나갑니다. 

共和, 함께 살자는 소박한 바람일 뿐입니다.
*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실현하십시오. 지금은 "대한민국은 민주독재국이다"가 맞습니다. 

'Republic of korea'에서 republic이 빠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