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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7년의 군통수권자 선조 이균, 2019년의 군통수권자 문재인

소설가 이재운 2019. 7. 26. 23:41

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지지해왔다. 하지만 대일본 전략은 심히 우려스럽다. 종놈들이 나서서 아우성치고 설쳐대지만, 역사의 가르침은 냉엄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순신이 죽지 못해 맞서싸운 명량해전 12척을 말하고, 비서 조국이 동학농민들이 우금치에서 죽창 쳐들었다가 일본군이 쏘아댄 개틀링 기관단총에 맞아 몰살당한 얘기를 승전가처럼 부르는데, 한 마디로 가소로운 넋두리다.

이순신이 왜 열두 척 판옥선만으로 왜적과 맞선 줄 아는가. 바로 선조 이균이라는 멍청한 군통수권자 때문이었다.

이순신 제독이 굳건하게 일으켜 세운 삼도수군, 하지만 정유재란이 일어나자 선조 이균은 즉각 나가 싸우라고 명령했다. 
통제사 이순신은 적이 몇 년간의 준비끝에 재침했을 때는 병력은 물론 적선의 규모도 알아야 하고, 무기는 어떤지 두루 첩보를 입수한 다음에 싸워 이길 수 있는지 알아보고 전투를 해야 하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하지만 선조 이균은 무조건 나가 싸우라고 죽창가를 불러제꼈다. 이순신이 부산으로 보낸 첩자들은 정확한 정보를 가져오지 못했다. 당시 부산은 재침한 일본군이 새카맣게 몰려들어 첩보전을 수행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세작을 기다리던 이순신은 정보를 얻지 못하자 결국 정예 삼도수군을 보전하기 위해 전을 거부했다. 통수권자 선조 이균은 버럭 화를 내면서 가서 싸우라면 싸울 일이지 어명을 거역한다며 그를 서울로 잡아다 고문했다.조국 비서가 아직도 이따위 망발을 하지만, 당시에도 왕명을 거부하면 친일파쯤으로 취급되었다.

그 사이 원균을 통제사로 임명하고는 무조건 나가 왜적에 맞서 싸우라 명령했다. 죽창 들고 싸우라는 조국 비서의 주장과 똑같다.
원균도 첩자를 보내놓고 전황을 살피는데, 이때 이순신과 같은 동인당인 도원수 권율이 화가 나서 서인인 원균의 부하 군관을 잡아다 볼기를 때렸다. 사실상 원균을 때린 것이나 다름없다. 전쟁 중에도 동인당과 서인당이 서로 싸움질이나 해댄 것이다. 지금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아베를 잡기보다 상대당을 잡기 위해 골몰하는 것과 똑같다.

화가 난 원균은 전쟁 첩보가 다 수집되기도 전에 전선으로 나섰다. 마침 군통수권자 선조 이균이 보낸 선전관 한 놈이 장선으로 올라타 진짜 싸우러 가는지 감시했다.
게다가 도원수 권율은 통수권자인 선조 이균 이 바보의 채근에 못이겨 통제사 권율을 제치고 경상우수사 배설, 전라우수사 이억기, 충청수사 최호에게 별도의 군령을 내리며 나가 싸우라고 명령했다.

통제사 원균의 장선에는 통수권자인 선조 이균이 보낸 선전관 이식이 타고, 또 별도로 도원수 권율이 보낸 군관 한 놈까지 올라타 붓을 들고 일일이 적어댔다.

이렇게 하여 거북선 3척, 판옥선 180척, 협선 200척의 대군단이 적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규모로 재충전하여 돌아왔는지도 모르는 채 캄캄한 칠천량 앞바다로 무조건 나아갔다. 전봉준 명령으로 개틀링기관총이 겨누는 우금치로 나아가듯이.

결론은 전멸이다.
이걸 원하는가?
이런 싸움을 하자는 것인가?
판옥선 180척 중 겨우 12척 살아남은 대패전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늘 이순신이란 영웅이 있으니 문제 없다는 말인가?
사거리 600킬로미터 짜리 미사일이 숭숭 날아다니고,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폭격기가 우리 영공을 날아다니는 이 판국에 죽창가나 불러대는 이 정권이 과연 제 정신인가?

* 1695년 일본에서 출판된 <유성룡>의 징비록. 조선에서는 금서라 아무도 읽지 못했다. 왜냐고? 서인정권 150년 간 재수없는 동인놈 유성룡이 쓴 책은 읽으면 안되니까! 너희 민주당-자유한국당이 하는 짓과 뭐가 다른데?


* 조국 비서가 죽창들고 나가 싸우라는 말은, 분당 500발이 나가는 저 개틀링 기관단총을 설치해놓고 기다리는 일본군을 향해 무작정 달려들라는 얘기다.




* 이순신과 징비록, 내가 소설로 쓴 소재들이다.
특히 징비록에는 저자인 유성룡 기록과, 당시 선조 이균과 세자 이혼(광해군)을 호종한 내 할아버지의 기록인 <호종일기> 기록을 담았다.


* 솔직히 말해서 아베 신조가 수출규제한 3품목에 대해 우리 정부는 까마득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임진년에도 모르고, 정유년에도 모르고, 갑오년에도 모르고, 을사년에도 모르고, 경술년에도 알지 못한 채 우리는 그렇게 일본에게 판판이 당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