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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딱 국민 수준만큼만 간다

소설가 이재운 2019. 9. 5. 22:39

정치는 딱 국민 수준만큼만 간다.
삼봉 정도전이 철학자의 나라를 건국하겠다고 그 모진 고생을 했지만 

당시 국민은 그런 나라를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조광조가 또다시 성리학에 기반한 철학자의 나라를 꿈꾸었지만 여지없이 목이 날아갔다. 

당시 국민 역시 그런 나라를 가질 자격이 없었다.


이순신이 자식 죽고, 자기 몸 던져 나라 구했지만 당시 국민은 이순신을 품을 자격이 없었다. 

그를 잡아다 고문하고 백의종군시키는 게 그들의 수준이었다.
평생 독립운동에 몸바친 김구가 고국에 돌아왔지만 그가 그토록 애절하게 지키려 

안중근, 이봉창을 사지로 보내면서까지 사랑한 그의 국민은 정작 그를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기어이 김구를 총쏴 죽였다.


얼마나 더 사례를 들어줄까?
그러니 애통해하지 말라.
이 나라, 그리 대단한 나라 아니다. 

그저 우병우, 조국 같은 이가 정무수석이며 법무장관하고 박근혜, 문재인 씨가 대통령하면 충분한 나라다. 

김대중, 노무현조차 과분한 나라다.
동지들이여,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


* 내가 여름에 심은 연(蓮)이 이렇게 자라고 있다. 

하지만 그릇이 너무 작아 부여 궁남지만한 잎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너무 늦어 꽃을 보기도 어려울 것같다. 

내년에는 기필코 공주 밭에 있는 못으로 옮겨줄 테다.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가 한국의 서울에서 태어났다면 빌은 아마 

용산전자상가에서 프로그램 하나쯤은 만들겠지만 불법복제로 망할 것이고, 

스티브 잡스는 투자를 받지 못하는 데다 공무원들과 싸우다 끝내 실패했을 것이다.
큰 인물을 내기에 이 나라는 그릇이 너무 작다.


* 기왕 연실(蓮實)이라면 이처럼 궁남지 같은 큰 연못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 

잎의 지름이 1미터쯤 되는 것도 있다.

50세 이후 영어로 글쓰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을 통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