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이자 우리말 사전 2019.12.18 / 68회 통섭이란 무엇인가?
-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우리말 백과사전 / 이재운 / 책이있는마을 / 304쪽 / 신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잡학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4년 30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어원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552쪽 / 23년 28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 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편집디자인 중 / 10년 5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말 숙어 사전 / 이재운 / 노마드 / 증보 중
나는 대학 1학년 여름방학을 봉선사에서 보냈다.
당시 주지는 월운 스님, 조실은 운허 스님이었다.
두 분 다 한문불경을 한글로 번역하는 일을 하셨다.
나는 월운 스님 옆방을 썼는데 월운 스님 번역하시는 걸 보면, 한문 경전을 왼쪽에 펼쳐놓고 오른손으로 원고지에 그대로 적어나가는데 마치 한글서적을 베끼는 것처럼 빨랐다. 하도 신기해서 넋을 잃고 구경하곤 했다.
덕분에 나도 한문 좀 공부하여 월운 스님 반이라도 따라가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무렵 운허 스님은 너무 연로하셔서 조실에만 계셨는데, 시자가 공양을 갖다 드리곤 했는데
나도 몇 번 물이나 반찬을 들고 따라간 적이 있다.
1980년에 열반하셨으니 그 직전에 겨우 친견한 것이다.


- 운허 스님, 월운 스님(오른쪽). 월운 스님은 올해 91세시다.
재작년에 강연 다녀오는 길에 잠시 봉선사에 들렀는데, 마침 스님이 담장 아래 풀을 뽑고 계시길래 인사를 드렸다.
말이 길어지고, 또 옛날 기억 추스리게 하고 싶지 않아 누구라고는 말씀을 드리지 못하고 "스님 건강하시네요" 하니 "일을 해야 건강하지"라고 화답하셨다. 내가 처음 뵐 때 스님은 50세, 나는 20세였으니 뭐... 세월 무상하여라.
그런데 오늘 뉴스를 보니, 운허 스님의 제자들이 <언해불전연구소>를 세워 재번역을 한단다.
세종 이도 시절에 막 발명한 한글을 널리 펴기 위해 먼저 국민에게 익숙한 불경을 우리말로 번역했다.
그런데 오래 되다 보니 당시 번역에 쓴 우리말과 지금 쓰는 우리말에 큰 차이가 생겨 '번역'을 해야만 뜻이 통할 지경이 된 것이다.
운허 스님 제자들이 이 좋은 일을 한다기에 기쁘고, 한편으로 언해 당시 쓴 우리말 표현을 보니 요즘 내가 만든 <~ 우리 한자어 사전>과 거의 비슷해서 더 뿌듯하다.
예를 들어 통섭(統攝)을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전체를 도맡아 다스림'으로 나오는데 언해본에는 '모두 잡아'로 나온다.
나는 이렇게 해석한다.
* 통섭(統攝) - 통(統) ; 실을 가득 움켜쥐다.
섭(攝) ; 손(扌)으로 여러 적들의 귀(聶)를 잡다.
언해본이 번역되면 당시에 한자어를 어떻게 새겼나 자세히 살펴야겠다.
* 말의 뿌리를 모르면 거기서 열리는 과일도 시원치 않다는 게 내 소신이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한자어 사전>이 곧 출간된다.
펀딩을 하면 저자인 나보다 먼저 책을 받아볼 수 있다.

67회 평화란 무엇인가?
66회 공심이란 무엇인가?
65회 바이오코드와 아나파나를 하면 생기는 4가지 능력 聰 明 睿 智
64회 잘못을 빌 때 쓸 수 있는 우리말
63회 Science는 어쩌다 科學이 되었을까?
62회 관저라고 하니 다 같은 집인 줄 알지?
61회 치매(癡呆)란 무엇인가?
60회 행복(幸福)이란 무엇인가?
59회 광복절은 8월 15일, 그런데 몇년도에 광복됐지?
58회 청와대 비서 조국은 법조인일까?
57회 자정은 어제인가 오늘인가?
56회 / 혼구멍이란 무엇인가?
55회 / 도(道)란 무엇인가?
54회 / 대부분 잘 모르는 '한국인 이름 풀이법'
53회 / 가책을 느낀다는 게 뭔가?
52회 / 오지랖은 무엇인가?
51회 / 백일장(白日場)과 망월장(望月場)?
50회 / 사찰의 전(殿), 각(閣)과 궁(宮)은 어떻게 다를까?
49회 / 사찰(寺刹), 사원(寺院), 정사(精舍), 암자(庵子)는 어떻게 다를까?
48회 / 장((匠)과 공(工), 말도 서로 싸운다
47회 / 교양과 교육, 대체 뭐가 다른데?
46회 / 구정이란 말 쓰지 말라
45회 / 우리말의 '과거' 표현법은 무엇인가?
44회 / 나전칠기란 무엇인가?
43회 / 왜 한나라를 한국(漢國), 원나라를 원국(元國)이라고 안쓸까?
42회 / 제사도 안지내면서 형은 무슨 형?
41회 / 김 여사라고 부르지 말라
40회 / 1404년 1월 11일부터 점심을 먹었다
39회 / 세계라는 말에 이렇게 깊은 뜻이?
38회 / 상(商)나라는 어쩌다 장사하는 상(商)이 됐을까?
37회 / 수덕사 불상 뱃속에서 뭐가 나왔다고?
36회 / 대충대충 설렁설렁 얼렁뚱땅, 이래 가지고는 안된다
35회 / 점심 먹으면서 정말 점심(點心)은 하는 거야?
34회 / 불고기가 일본말이라고?
33회 / 메리야스가 양말이라고?
32회 / 대체 왜 욱일기라고 불러주나?
31회 / 나라는 1945년 8월 15일에 해방되지만 법률은 1961년 1월 1일에 해방되었다
30회 / 가수 윤복희는 정말 미니스커트를 입고 비행기 트랩을 내려왔을까?
29회 / 500년 전 한자 읽는 방법을 알려준 최세진 선생
28회 / 도우미란 아름다운 어휘는 누가 만들었을까?
27회 / 척지지 말라? 뭘 지지 말라고?
26회 / 천출 김정은? 김씨 일가가 천민 출신인가?
25회 / 茶를 다로 읽을까, 차로 읽을까?
24회 / 대웅전? 불상 밖에 없던데 무슨 웅이 있다는 거지?
23회 / 오매불망? 2018년에도 이런 말 써야 하나?
22회 / 유명을 달리하다? 뭘 달리하는데?
21회 / 재야(在野)는 뭐하며 사는 사람인가?
20회 / 인민(人民)? 누가 인(人)이고 누가 민(民)인가?
19회 / 은행? 왜 금행이라고 부르지 않았을까?
18회 / 육개장의 개는 무슨 뜻일까?
17회 / 우위를 점하다? 뭘 어쨌다고?
16회 / 용빼는 재주? 용 한 마리 잡나?
15회 / 권력(權力)이란 어떤 힘을 가리키나?
14회 / 아직도 창씨개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13회 / 왜구가 아기발도(阿其拔都)로 불리게 된 이야기
12회 / 애도하다? 뭐가 슬픈데?
11회 / 망하다? 망하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10회 / 조계종? 조계가 무슨 뜻인데?
9회 / 선거? 선은 무엇이고 거는 무엇인가?
8회 / 골백번은 대체 몇 번이란 말일까?
7회 / 골로 가다? 죽어서 골짜기로 가나?
6회 / 간발의 차이? 어느 정도 차인데?
5회 /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그게 뭔데?
4회 / 가냘프다
3회 / 몇 살이나 돼야 생신이라고 부를 수 있나?
2회 / 효자(孝子)는 누구를 가리키나?
1회 / '질질 끌다'의 질질이 무슨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