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태양/*파란태양*
나는 대체 어디로 가길래 이처럼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을까?
소설가 이재운
2019. 12. 22. 11:00
오늘은 동지, 태양 황경 270도, 오후 1시 19분 26초다.
총 일광시간은 575분으로 883분의 하지보다 훨씬 짧다.
이곳(용인기준)보다 위도가 높은 모스크바는 하루 일광시간이 420분, 즉 7시간 밖에 안된다.
동지시각이 왔다갔다 하는 것은, 태양이 초속 217Km로 달리고, 지구가 태양을 따라 헉헉거리며 자전 공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태양도 아주 힘들게 은하 주위를 자전 공전하는데, 이 은하마저 시속 78만 1200Km로 달리니 정말 정신이 없다.
이러니 운행궤도에 자꾸만 오차가 생겨 동지 시각도 왔다갔다 한다.
사람 마음 왔다갔다하는 것도 이렇게 이해하면 간단하다.
지구는 일년 단위로 태양광으로 숨을 쉰다.
인간에게 1년은 365일이 되지만 태양에게는 12일 밖에 되지 않는다.
태양의 하루가 우리에게는 한 달이 된다.
태양의 1년은 우리 시간 2억 5천만 년이다.
옛날, 왕은 동짓날에는 왕래(往來) 거래(去來)를 끊고자 관문(關門)을 닫아 걸고 상인들을 통행시키지 않았다. 그래서 군후(君侯)들도 지방을 순시하지 못했다.
가장 안전한 방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도리를 찾아야 할 때이니 곤(坤)이다.
곤(坤)은 흙(土)이 넓게 펼쳐진(申) 것이다.
이 땅에서 생명이 일어나고, 미래가 일어날 것이다.
애동지, 노동지 같은 말은 천문학을 모르던 시절, 달만 쳐다보며 만든 미신이다.
절이나 굿당에 하는 말은 다 거짓말이다.
동지, 나를 낮추고 하늘을 우러러 겸손해야 하는 날이다.
우리 은하는 은하단을 중심으로 또 달리고, 은하단은..... 이렇게 수없이 달린다.
우주시간으로 볼 때 나는 너무 빠르게 달리고 있다.
나는 대체 어디로 가길래 이처럼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을까?
바이오코드가 과연 나의 운행궤도를 제대로 알려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