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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 특집 / 우주에는 인류 말고 다른 생명체가 있을까?

소설가 이재운 2020. 6. 28. 12:59

우리 우주의 나이는 대략 137억 살이다.

137억년 전에는 우주 자체가 없었으며, 따라서 아무 것도 없었다는 것이 현대  물리학계의 계산이다. 

우주가 빅뱅으로 탄생하자마자 항성이 태어났는데, 이 항성계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고 치자.

실제로 나이가 우주 탄생과 같은 137억 살짜리 은하와 항성이 발견되기도 한다. 그러면 137억년 된 생명체와 그 문명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우리 은하의 경우 46억 년 전에 생겼다.

아마도 다른 은하가 죽은 뒤 재탄생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죽은 뒤 형성되었거나 두 번째 죽은 뒤 형성되었을 수 있다. 그러니 우리 은하계와 태양계와 지구는 2세대, 혹은 3세대다.

 

우리 태양 기준으로 태양의 80% 미만 질량의 항성들 중에는 아직도 살아 있는 1세대가 있다.

그렇다면 아직도 살아 있는 1세대 항성들에 주목해 보자.

 

우리 태양계에서, 특히 우리 지구에서 생명체가 태어난 건, 리보솜을 갖춘 박테리아를 기준으로 본다면 지금으로부터 35억 년 전이다. 현재의 인류는 이 박테리아에서 진화를 거듭한 생명체이니 현대인류 문명이 생기기까지 약 11억년 걸렸다.

그런데 호모 사피엔스의 직접 원조가 되는 호모 루돌펜시스 즉 <사람속>이 시작된 것은 약 250만 년 ~ 170만년 전이다.

그런데 <사람속>에서 <사람>이 나온, 즉 호모 사피엔스가 나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5만 년 전이다.

그러고도 약 5000년 전에 문자가 나오면서 문명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약 1000년 전부터 과학기술이 크게 발달하고, 약 100년 전부터 과학기술 문명이 크게 발달했다. 지금은 10년 단위의 기술혁명이 일어난다.

 

이렇게 보면 137억 살이 된 수많은 항성의 어느 행성에서인가 생명이 시작되었다면 46억 살쯤에 현대 인류와 비슷한 문명을 가진 생명체로 진화했을 것이다. 그러고도 현재 90억 년이 지났으니 이들 행성에 사는 생명체는 놀라운 과학기술 문명을 갖고 있을 수 있다. 즉 현대 지구 인류가 앞으로 90억 년 뒤에 어떤 과학기술문명을 이루고 있을지 상상해보면 된다. 그 사이 핵전쟁이 일어나 문명이 파괴될 수도 있지만 행성의 인류가 다 죽는 일은 없다. 여러 차례의 지구 대멸종 사건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많은 생명체가 살아남았으니까.

 

우리 태양의 수명은 대략 123억 살이므로, 우리는 앞으로 77억 년 정도 더 진화할 수 있다. 좀 깎으면 50억년은 더 정정하게 살 수 있다.

지구에 대규모 멸종이 일어날 정도의 큰 사고가 나지만 않는다면 인류는 앞으로 50억 년 안에 아마도 우주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정도의 과학기술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스페이스X는 화성에 사람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지구가 폐허가 돼도 우리 인류는 이 태양계 내에서 계속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렇다면 1세대 은하의, 1세대 항성의, 1세대 행성에 사는 최초의 생명체들은 지금쯤 어마어마한 과학기술 문명을 이루었을 것이다. 그들이 지구에 가끔 들르거나, 혹은 그들 방식대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해도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도솔천, 도리천 등 여러 다른 세상을 설명했다. 도솔천은 지구 100년이 3000년, 도리천은 지구 100년이 1000년이다. 범천이니 천신이니 하는 불교 개념들은 바로 이런 천상 세계의 어느 행성에 사는 존재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구 상 모든 종교에서 섬기는 신들도 불교의 범천이나 신장들처럼 우주 안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다만 붓다는 우주 내에 있는 존재는 그게 귀신이든 신이든 범천이든 유한한 존재요, 궁극의 존재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래서 브라만교(힌두교)가 숭상하는 모든 신들에게도 생로병사가 있으며, 카르마의 법칙에 따라 존재할 뿐이라고 하면서 우주를  뚫는 궁극의 지혜인 반야를 깨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도리천 범천들에게 직접 설법을 했다고 주장한다(마하파탄경이 그때 도리천에서 설법한 내용이다)

 

어떤 종교를 믿든, 혹은 종교를 믿지 않든 이러한 기본 사실을 알고 나면 자신의 좌표를 가늠하는 데 약간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현대 과학은 우리 태양계가 90억 살까지는 비교적 안전하게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 운명도 90억 살까지는, 비록 기후변화는 생기겠지만 존재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