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나갔다 왔다
- 어젯밤에도 마실 나갔다 왔다.
차 한 잔 하고, 두런거리고, 붓글씨 좀 쓰다가 왔다.
"아 참, 윤태화 밴드 회장하고 통화를 했지. 그래서 윤태화는 삼양주처럼 세 번 거른 술처럼 맑고 진하고 깨끗한 목소리를 가졌으니 우리 함께 윤태화를 키워주자" 하니 동무들이 "와! 그러자. 걔 떨어져 속상했다"고 맞장구쳐준다.
지난 겨울, 착한 변호사란 간판 달고 남의 길 틀어막는 고얀 놈 때문에 위험한 비탈길로 드나드는 72년생 아가씨를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중전마마인지 뭔지 하여튼 사기꾼 무당에게 속아 비트코인 흉내낸 가짜 가상화폐에 돈 뜯긴 72년생 바보를 위해 이리저리 나서서 그것들 감옥에 보내고, 또 재산 숨기기 위해 절 지어놓고 스님 평생 모시겠다더니, 땅값이 치솟자 그동안 잘 살았으니 그만 나가라는 어떤 수백억 대 부자놈이 미워 좋은 변호사를 찾아 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렇게 사는 거지 뭐.
2016.2.23
7시 30분에 마실 나갔다가 방금 돌아왔습니다. 용인은 아직 시골이라 마실 갈 데가 있답니다.
늘 있던 개들도 하늘 간 뒤로는 적막강산입니다. 3박4일 집 떠났던 딸은 이제야 수원역이라며 막 버스에 탔다네요.
깜깜한 집에 들어서서 내 손으로 불을 켜야 하는 외로움으로 순간 우울증이 밀려듭니다.
이러니 우리나라 국민의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 2위를 다투지요.
마실이라도 나가면 웃고 떠들면서 기분이 상쾌해지는데 하루 종일 아파트에 갇혀 사는 여성들, 노인들은 우울증을 어떻게 이길까요?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주거 문화를 바꿔야 할 것같습니다. 마을회관 같은,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시설을 많이 마련해야 할 것같습니다.
저는 틈틈이 자살 방지책을 찾는 공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제도와 관습, 습관 등을 바꾸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요즘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쉬어 보았거나 하늘을 올려다보는데 눈물 한 방울이 쏙 나왔다면,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서 비타민D 주사를 맞아주십시오. 4만원이랍니다. 제 딸도 며칠 전에 이 주사를 맞았습니다. 늦어도 3월 초까지는 비타민D 주사를 맞아주십시오. 이제서 비타민D3를 복용해봐야 너무 늦었습니다.
페친 님들, 올봄에는 우울증 모르고 활기차게 생활하시기를 빕니다. 우울하면 봄꽃의 그 아름다운 빛깔도, 그 향기도 못느낍니다.
사진설명 / 태어나자마자 이 작은 박스에 갇혀 6개월간 살다가 여러분 식탁에 올라올 <젖소가 낳은 숫송아지들>입니다. 아파트가 바로 이런 곳이지요. 아파트가 사람공장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 부화한 병아리들은 두 달 뒤 여러분 식탁으로 갑니다. 오늘 태어난 돼지들은 6개월이면 여러분의 젓가락에 잡히고, 오늘 태어난 송아지들은 30개월 뒤 텔레비전 홈쇼핑 광고에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