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태양/*파란태양*

호를 한번 가져보라고 권하길래

소설가 이재운 2021. 3. 14. 22:34

호를 한번 가져보라고 권하는 스승이 여럿 계셨는데 늘 웃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Tayza란 법명을 받아 비구 체험하는 동안 쓰다보니 정이 들어 입에 붙고 귀에 익어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Tayza는 太李子입니다.

 

얼마 전 달라이 라마께서 친히 서명하신 법명을 보내 오셨는데, 차마 뜻대로 직역해서는 쓸 수가 없어 사양하다가 한자로 살짝 덮고 뒤집어, '슬기로운 이들' 몰래 제 목표 삼아 쓰기로 했습니다. 能仁黙寂입니다.

 

아직 쑥쓰러워 도장을 파 낙관으로만 씁니다.

 

* 내 낙관들. 太李子의 李는 오얏꽃으로 그렸다. 내 고향 靑陽은 베이징 유리창 장인에게서 판 건데, 그 이가 재치있게 靑에 푸른 싹을 올려주고, 陽에 태양을 띄워주었다. 30년 전에 판 이 도장이 정말 마음에 들어 잘 간직하고 있다. 끝에는 無量壽인데, 목숨을 오래 살자는 뜻이 아니고, 내 말과 글이 오래도록 살아 있으라는 말이니, 내 말과 글이 시간에 맞서 바래지 않고 시들지 않고 썩지 않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마치 붓다의 말씀이 2600년이 되어도 바래지 않는 것처럼.

 

太李子
붓다의사람들
能仁黙寂
太李子
佛樂
靑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