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코드, 지혜로써 나 자신을 지키자는 공부
동양, 그것도 봉건시대 역사에서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왕이나 황제는 반드시 지혜로운 사람 4종을 곁에 두었다. 상나라 제후국이던 주문왕(이때는 제일 시원찮은 제후이고 나중에 왕이 됨)은 낚시질하던 강여상을 얻어 주나라를 세우고, 걸승 주원장은 유기라는 사람을 얻어 명나라를 세운다. 조조도 사마의를 얻어 후한을 평정하고, 늘 쫓겨다니던 유비도 제갈량을 얻은 뒤 작은 나라지만 촉을 세웠다.
이런 경험 끝에 왕들은 다른 사람의 두뇌를 모아 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경험적으로 굳게 자리잡은 전통이 있으니, 4종을 한 팀으로 만드는 의승보필(疑丞輔弼) 제도다. 즉 ‘나’는 중요한 인물이고 주인공이니 가운데 가장 안전한 곳에 앉아 있고, 앞쪽에는 의(疑) 잘하는 신하가 먼저 나아가 살피고, 왼쪽은 보(輔) 잘하는 신하가 살피고, 오른쪽은 필(弼) 잘하는 신하가 살피고, 뒤쪽은 승(承) 잘하는 신하가 살핀다(左輔 右弼 前疑 後丞). 이른바 군대에서도 쓰는 사주경계(四周警戒)다.
순서대로 설명하면 이러하다.
의승(疑丞)은 앞뒤를 지키는 사람이고, 보필(輔弼)은 양옆을 지키는 사람이다.
의(疑) : 발(疋)이 나아가는 곳에 비수(匕), 화살(矢), 창(矛) 같은 걸 숨기고 있는 자는 없는지 의심하다(?). 즉 위사(衛士)나 오늘날의 경호원이다. 의전도 포함된다. 가져야 할 덕목으로는 누구보다 의심이 많아야 한다. 그런데 하도 거들먹거려 민심이반의 장본인이 될 수 있다. 누구누구라고 적자니 지금 한창 거들먹거리는 놈들이 덤빌까봐 생략.
승(丞) : 뒤를 따라오며 손(手)으로 잇고 받들다(丞). 즉 말과 행동을 기록하고, 시키는대로 전하는 승지(承旨)를 가리킨다. 오늘날의 비서다. 자기 생각이 있어서는 안되고, 주인과 한 몸이 돼야 하니 수행비서다. 그런데 비밀을 가장 많이 알다보니 여기서 사고가 가장 많이 난다.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면 이 자리에 두어서는 안된다.
보(輔) : 무거운 짐을 실은 수레의 바퀴가 부서지지 않게 잡아주는 덧방나무다. 수레(車)에 무거운 짐을 실을 때 바퀴에 묶어 바퀴를 튼튼하게(甫) 하던 나무다. 이러하듯이 임금의 왼쪽에 선 3정승 6판서를 가리킨다. 왼쪽을 지킨다. 제1 덕목은 충성이고, 제2 덕목도 충성이다. 여차하면 목숨까지 바쳐야 하니, 그러지 못할 사람을 보로 쓰면 안된다.
필(弼) : 트집난 활을 바로잡는 도지개다. 이후 간언(諫言) 즉 임금에게 충고하고 비판하고 자문하는 사람이다. 오늘날의 언론, 야당이다. 오른쪽을 지킨다. 왕이나 황제는 필(弼)을 아주 싫어하고 귀찮아 해서 웬만하면 두려하지 않는다. 한국 대통령마다 마지막이 비참한 것은 필(弼)을 멀리하거나 쫓아내기 때문이다(우리 할아버지는 弼인 대사헌이었는데, 광해군 이혼에게 바른 말하다가 거제도 10년 유배당했다. 돌아와서 이놈을 끌어내려 거제도보다 더 먼 제주도로 쫓아내 거기서 죽게했다)
* 수레에 무거운 걸 실어도 바퀴가 부서지지 않도록 꽉 움켜쥔 보(輔). 보 없는 사람은 정치에 나서면 안된다. 보로 쓸 수 없는 사람은 측근이 아니다. 보를 구한 다음에 세상에 나가라.
*트집난 활을 바로잡는 도지개다. 이후 간언(諫言) 즉 임금에게 충고하고 비판하고 자문하는 사람이다. 오늘날의 언론, 야당이다. 오른쪽을 지킨다. 현대에 이르러 여당에는 어차피 필이 없고 오직 보를 가장한 종들만 바글거린다. 제일 미워보이지만 이 사람들 덕분에 수명을 지키고 더불어 명예도 지킬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다 망한 이유는 필(弼)을 멀리했기 때문이다. 최재형, 윤석열은 문재인의 필이지만 쫓겨났다. 필 쫓아내고 성한 자를 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