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태양/*파란태양*

참고 견뎌라

소설가 이재운 2021. 11. 29. 22:00
- 우울증에 빠져 있을 윤석열, 한동훈에게
참고 견뎌라.
너희가 처음 검사 완장 찰 때는 세상이 만만하게 보였겠지. 잘난 척하는 국회의원들을 봐도 하찮다 못해 초라해보이고, 인기 화가 인기 배우 밀리언셀러 작가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재벌이 아니라 귀신이라도 잡아다 교도소에 쳐넣을 수 있을 것처럼 우쭐했겠지.
천만에, 검사 너희는 전생에 뭔가 잘못 산 사람들이다. 안그러면 평생 사기꾼, 폭력배, 강간범, 절도범, 살인범과 더불어 살겠나. 아까운 인생, 겨우 그런 양아치에 범죄자들과 청춘 보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죄인들 잡아 넣을 때마다 아홉시 뉴스에 나오고, 기자들 플래쉬 터지는 자리에서 양복에 넥타이 매고 사건 브리핑할 때는 기분 좋았겠지. 그래봐야 망나니다. 망나니가 칼 휘두를 때야 통쾌할지 모르지만, 오죽하면 망나니란 말이 더럽게 쓰이겠는가. 순사가 나쁜 뜻으로 쓰였듯이 이러다 '검사 같은 놈'이란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
지금 두 사람이 의지할 상대는 자기 자신들 뿐이다.
야당이 도와준다고? 냅둬라. 거기 의지하다가는 더 빨리 죽는다. 원래 고름은 짜내고 썩은 살은 도려내야 하는데, 미래통합당은 반창고만 붙여 다시 나타난 탄핵된 정당이다. 그러니 거긴 쳐다보지도 말라.
두 사람이 서로 부둥켜 안고 끈기 있게 참다 보면 좋은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 정권, 1년 반 남았다. 그 사이 책 읽고 공부하며 버티면 새 세상도 오리라. 뭐, 그 새 세상이란 것도 지나다 보면 다시 적폐가 되겠지만 그래도 그런 꿈이라도 꿔야 이 우울한 시간을 참을 수 있을 것이다. 위로가 됐는지 모르겠는데 자기를 횃불 삼아 이 깜깜한 시대를 헤쳐나갈 수밖에 없다.
* 윤석열, 한동훈, 이 새처럼 견뎌보라고 사진 한 장 더 올린다.
* 어제 검사장이 일개 부장 검사에게 얻어터졌다는 뉴스 보고 친구가 화풀이 그림을 그려 보내주었다. 권력에 빌붙어 날아다니는 똥파리가 한둘이 아니니 부디 몸조심하기 바란다. 살아남아야 뒷날도 온다. "어? 파리가 없는데?" 다 처먹고 달아났어. 흔적만 남았어. 그런데 파리가 처먹고 날뛰던 흔적은 잘 지워지지 않아. 뭐 그런 뜻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