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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장강인가 창장인가? - 중앙일보의 중국 지명 표기

중앙일보는 중국 지명, 인명 표기 원칙을 새로 가다듬어야겠다.

<중국 창장 민물폭탄 72Km 앞 접근...제주 바다 전복, 소라 떼죽음 비상/중앙일보>

 

기사를 쓴 양성철 기자의 잘못도 있지만 이런 걸 여과 안하고 넘긴 교열부, 편집부도 문제다. 다 휴가들 가셨는지는 모르지만 이러면 안된다.

 

이 기사의 창장은 장강 혹은 양쯔강을 뜻하는가 보다. 중국 지명을 표기할 때는 장강이라고 하든가, 최소한 창장강이라고는 해줘야 한다. 강(江)마저 '장'이라고 적어주면 대체 뭘 어쩌란 말인가.

 

우리의 산, 강 표기에서도 친절하게 한강리버, 금강리버라고 알파벳으로 적어주든지 괄호 속에 넣어주는 것처럼 중국 산, 강 표기도 그래야 한다. 만일 기자식대로 하면 중국은 왜 그대로 두는가. '중궈'라고 해야 기자의 원칙에 맞는 것 아닌가?

 

더구나 기자는 제주어민이 하는 말을 따옴표 속에 넣으면서도 "창장 물에 해파리까지..."라고 적었다. 그 제주어민이 과연 창장이라고 발음했을까? 제주어민이 장강이라고 했는데 기자가 창장이라고 고쳤으면 기사를 왜곡한 것이다. 따옴표 안의 말은 기자 임의로 고치면 안된다. 이건 기본 원칙이다.

 

한편 장강의 민물이 제주도 인근까지 흘러왔다고 전복, 소라가 떼로 죽는다는데 과연 사실인가 의문스럽다. 민물이 바다로 들어가 염분수가 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 건지, 과연 민물인 채 제주 앞바다가까지 정말 갈 수 있는 건지, 이런 일이 이번이 처음인지, 민물덩어리 규모는 몇 톤이나 되는지 등 좀더 과학적인 조사를 해서 기사를 썼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