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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애견일기3 - 리키 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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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키 생각에 눈물 짓다 우리 별군이와 맥스는 나름대로 열심히, 재밌게 살아가고 있다. 별군이는 리키와 닮은 점이 많다. 자주적이고, 매사 자기 의견이 분명하다. 하지만 리키는 매우 어른스러워 무리한 요구를 한 적이 없다. 참을 줄 아는 아이였다. 별군이는 목표를 이룰 때까지 지치지 않고 끈질기게 요구한다. 온종일 나와 싸운다. 우리 아이들은 하늘로 가면 내 서재에 액자로 올라왔다가 몇 년이 지나면 내려진다. 그런데 리키는 5년이 지난 아직도 내 서재 벽면에 액자로 두 개가 걸려 있고, 사리함 주변에 역시 사진 두 장이 있다. 리키보다 늦게 간 바니는 사진을 내린 지 오래다. 너무 갑작스럽게, 너무 허망하게 보내서 내가 큰 상처를 받은 것같다. 일하다 고개를 들어보면 선반에 놓인 사진 속 리키는 긴 혀를 쭈욱 내민 채 나를 내려..
바니와 도란이가 함께 오다 얼굴은 분명 도란인데 똥이 마렵다고 내게 달려드는 건 바니다. 도란이는 죽을 때까지 스스로 대소변을 보았다. 그러므로 대변을 내가 뉘어준 아이는 바니 밖에 없으니 그 현상의 주인공은 당연히 바니여야 하는데, 그만 얼굴은 도란이다. 그립고 그리운 도란이다. 네 덩이를 시원하게 누..
바니, 꿈으로 다가오다 바니 유골을 리키 기일인 4월 11일에 맞춰 보내려는데 전날 밤 바니가 슬쩍 꿈에 다녀갔다. 너무 짧아 아쉬웠다. 그런데 바니를 리키 곁에 묻고 온 지 며칠 안되어 길게 나타나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저하고 나하고 생전처럼, 사고나기 전처럼 네 발로 뛰어 놀았다. 털빛이 어찌나 하..
바니, 마침내 리키 곁으로 가다 4월 11일은 우리 리키가 하늘로 간 날이다. 2014년의 일이다. 리키의 누나 바니는 2015년 8월 4일에 하늘로 갔는데, 반신불수로 산 이 아이의 아픔을 달래려고 여태 분골 상태로 지니고 있었다. 텔레비전 옆에 두어 아빠와 언니를 실컷 볼 수 있게 해놓았었다. 멀리 갈 때는 차에 태워가기도 했..
과자를 먹으면서 딸이 가끔 과자를 사들고 들어온다. 저 먹다 남은 건 내 책상에 올려놓는다. 딸도 나도 실은 지난 10년간 과자를 먹지 못했다. 과자를 먹으려면 봉지를 뜯어야 하는데,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면 함께 살던 리키와 바니가 번개처럼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쩌다 몰래 뜯어놓은 걸 먹으려 해..
리키가 다녀가다 어제 저녁(13일 밤)에 그립고 그립던 리키가 마침내 꿈에 찾아왔다. 하늘 간 지 1년 8개월만이다. 그간 리키가 꿈에 아빠를 찾아오지 않아 많이 속상했었다. 자리를 못잡아 아직 소식을 못전해오나 걱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리키는 하늘에 아는 사람이나 아는 개가 없다. 어린 것이 저 홀로 ..
관성 아침에 눈을 뜨면 바니가 어디 있나 살피던 버릇이 있다. 가장 먼저 바니 할머니를 찾아 소변을 짜줘야 하기 때문이다. 날이 더우면 시원한 데를 찾아 잠자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야 했다. 추울 때는 이불 속에 기어들어와 자기 때문에 역시 이불을 들춰 찾아야만 했다. 기분이 좋지 않을 ..
바니의 시간이 끝나다 지금은 2015년 8월 4일 오전 0시 42분, 바니를 안고 동네 한 바퀴를 돌다 들어왔다. "바니야, 하늘 가거든 리키 야단치지 말고 잘 데리고 있거라. 네 엄마 다래, 네 아빠 도반, 할머니 도리, 할아버지 희동, 증조할아버지 도담, 그리고 네가 아는 도조 아저씨, 도신이 아줌마하고도 잘 지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