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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가던 길 멈추고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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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미모에 스스로 무너진 조카 이명원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조카의 교만을 어찌 누를까나 녀석 카톡에 "너, 지금 네 미모에 도취되었잖아? 술에 취한 것같다, 이런 말이지."라고 하니 이런 답이 온다. - 하지만 전 잘 생겼는걸요? - 잘 생긴 건 맞지. 하지만 사형당할 수준은 아니지. - 쉬익쉬익 - 네가 가장 자신 있는 사진 한 장 올..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조카의 교만을 어찌 누를까나 눈에 넣어도 안아플 것만 같은 내 조카가 어느덧 중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 간다. 하지만 하는 짓은 젖먹이 때의 고 오만방자를 떨궈내지 못하고 도리어 하늘로 솟구치는 것만 같다. 지난 번에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싯구를 얻어달더니, 거기가 그만 '너는 ..
어머니 가신 날, 마하파탄경을 들려 드린다 12월 4일 오전 2시 50분, 우리 5형제의 어머니 최병정 영가께서 지난 해 그 시각에 하늘로 가셨다. 오늘 오후 11시에 조촐한 상을 차려 놓고 마하파탄경을 틀어드리고 있다. 미얀마에서 내게 계를 주신 아라한 삐냐저따 스님께서 법회 중 암송하신 것을 녹음한 파일이다. 내 어머니를 위해 내 ..
긴 추석, 짧은 만남 이번 추석이 열흘이나 쉬는 긴 휴식이지만, 나는 쉬는 날이면 더 바빠지는 곳에서 일하는 딸의 근무일을 맞추느라 2일과 3일에는 김해의 장인장모 성묘를 가고, 3일 저녁 늦게 시골 집에 갔다가 이튿날인 4일 아침 일찍 올라왔다. 김해에서는,(여기에 쉼표를 끊어 찍지 않으면 '김해라는 시 안에서 자주 못보는 것으로 되므로) 자주 보지 못하는 처제들을 만나 오랜 얘기를 꺼내 이리저리 맞추고 더듬느라 바쁘게 보냈다. 김해도자박물관과 미술관을 구경한다고 갔지만 문이 닫혀 있어 거리의 가게 몇 군데만 들러 작품을 감상했다. 그러고는 낙동강레일바이크를 탄다고 갔는데, 예약이 밀려 못타고 와인동굴만 구경했다. 지금은 쓰지 않는 기차 터널에 와인동굴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런대로 구경할만했다. 시골에서는 아침 차례를 지내기..
돌아가신 고모의 유류품을 인수하다 8월 29일, 고모가 생전에 머물던 요양원에서 고인의 물품을 인수해가라는 통지를 받고 동생이 다녀왔다. 내 동생은 고모의 조카로서 유산상속의 서열에서 한참 밀리는데도 그렇게 됐다. 고모에게는 남편이 있었지만 알콜중독으로 사별하고, 딸이 있었지만 대여섯 살 때 교통사고로 잃었..
85세 형수 모시고 단양 갔더니.... 8월 19일~20일, 6촌 모임을 하는데, 6촌형제 중 장손으로서 가장 나이가 많던 형은(1935년생) 2014년 9월 3일에 하늘 가시고, 대신하여 형수가 모임에 오셨다. 우리 어머니보다 불과 3살 적다. 어머니는 85세 때 요양원에 계셔서 애를 태웠는데, 형수는 어찌나 건강한지 어디든 따라가신다. 아파..
큰스님들 말씀에 생사가 호흡지간에 있다더니... "뭐 하시나? 난 차 정비하고 시청 지나는 중.""와서 차 한 잔 해요.""시각이 애매하네. 열심히 일하고 이따 봅시다." "그럼 그래요."5분 뒤. 자동차 주유 중인데 전화가 걸려왔다고 뜬다. "전화 방금 전에 했는데 왜?""응급실이요.""누가 아파서?""내가요. 가슴이 답답해."그 순간 머리를 때리는 ..
어머니 꿈에 오시다 어머니 꿈에 오시다 온가족이 어느 큰 집에 모여 있는데 큰 총소리가 났다 이어 사내 서너 명을 거느린 어머니가 나타나는데, 손에 권총이 들려있다. 총구가 우리쪽을 향하니 겁이 난다. 어머니는 우리 가족을 무표정하게 훑어보며 지나가신다 - 어머니를 유택에 모시던 날, 망연히 남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