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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아드반-사막을 건너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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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뱃사공 바시라 10. 뱃사공 바시라 도담 동자는 삼천 생 전의 아내이던 도란 아가씨의 기억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비틀비틀 평원을 걸었다. 삼천 생 전의 기억이라니. 길도 잡지 않은 채 헤매는 동자의 눈엔 눈물이 이슬처럼 맺혀 방울방울 떨어졌다. 동자는 그로부터 닷새만에 고되고 지친 몸을 이끌고 ..
9. 전생에서 찾아온 아내 9. 전생에서 찾아온 아내 동자는 북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 끝없이 걸었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마친자의 도시가 천리 천리 또 천리 먼 길 밖에 있다고 말해 주었다. “마친자의 도시는 여기서 삼천 리, 어른도 석 달을 가야 한다. 그러나 너 같은 아이는 여섯 달이 더 걸릴지 모른다. 시간..
8. 불사족 아누루다 8. 불사족 아누루다 도담 동자는 바닷가에 이르는 동안 불사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여행자들한테서 여러 번 들었다. 특히 바닷가 사람들이 말하기를, 죽지 않는 종족인 불사족 사람들은 먼바다 어딘가에 떠 있는 작은 섬 불사도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불사도는 바닷가 사람들에..
7. 소지옥의 돕는자 7. 소지옥의 돕는자 동자는 아득한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해안에 길다랗게 뻗어 있는 뗏목길을 걸어서 조각가 푸른다가 가리킨 니라야성을 찾아 떠났다. 뗏목길은 바닷물에 떠올라 니라야성까지 이어져 있었다. 바닷물은 동자의 발목까지 차올라서 작은 파도로 힐끔힐끔 핥듯이 스쳐 지..
6. 조각가 푸른다 6. 조각가 푸른다 동자는 바위산으로 조각가 푸른다를 찾아 길을 떠났다. 바위산을 뒤덮은 바윗돌 사이사이에 조각이 서 있었다. 동자는 이 조각들을 감상하면서, 산에서 들려오는 망치질 소리를 따라 푸른다를 찾아 걸어 올라갔다. 오래지 않아 동자는 망치질 소리가 들려오는 바위산 계..
5. 마술의 성 5. 마술의 성 동자는 길을 부르거나 또는 길에게 다가갔다. 소원을 가슴에 품고 가는 나그네들이 많아서 그런지 길은 여전히 붐볐다. 마침내 마술의 성 가까이 이른 동자는 그 휘황찬란한 광경에 그만 넋을 잃고 성을 바라보았다. 갖가지 보석이 박힌 첨탑이 햇빛에 빛났다. 마술의 성 문에..
4. 나그네의 여인 이사나 4. 나그네의 여인 이사나 동자는 임금들의 나라를 나와 북쪽으로 난 큰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길은 말끔히 단장되어 있다. 길바닥이 패이거나 울퉁불퉁하지 않고 매끈한 것은 수많은 나그네들의 발로 잘 다져진 탓이라고 동자는 생각했다. 동자는 물빛 옷깃을 휘날리며 기운차게 걸었..
3. 임금들의 임금 3. 임금들의 임금 잠에서 깨어난 동자는 깜짝 놀랐다. 온몸에 나 있던 상처는 씻은 듯이 낫고, 발톱이 빠져나갔던 발가락과 너덜거리던 살가죽도 감쪽같이 아물어 이제는 생기가 흘렀다. 동자는 그로부터 다섯 낮 다섯 밤을 더 걸어 마침내 천주 동자가 있다는 임금들의 나라 입구에 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