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힘/가던 길 멈추고 2015 (4) 썸네일형 리스트형 안면인식장애가 있다 나는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잖아도 내가 쓰는 글이 내 말인데, 굳이 일상에서 말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이러면 내가 퍽 겸손해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몸이 피곤해서 그렇다. 일반인들은 글을 쓰거나 읽으면 그 글을 읽는 자신의 목소리만 듣겠지만, 나는 목소.. 사진첩 정리하다가 오늘 디지털사진첩을 정리하면서 딸이 많이 아프던 시절 몇년치를 훑어보았다. 견뎌낸 딸이 대견하고, 당시 허둥대던 나의 무지가 후회스럽다. 7년 전인 그해 11월 11일, 내 친구스님이 시름 나누자며 함께 간 대흥사 사진첩을 보니 아픈 마음에 담아두려고 찍은 글귀가 있어 올려본다. 실.. 설, 내년에도 쇨 수 있을까 딸 근무 종료 시각에 맞춰 대기하고 있다가 귀향길에 올랐다. 자동차 뒷자리에는 장애견 바니 할머니가 담요에 머리를 묻고 있다. 십수년 째 변함없는 풍경이다. 그리고 그 옆에 딸이 앉아야 하는데, 딸은 오래 전부터 조수석에 앉는다. 다만 그 자리에 함께 있어야 할 리키가 없다. 누나 .. 어머니의 사진첩 어머니가 누우신 지 오래 되었다.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함께 할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불가항력, 아무리 소리쳐도 소용없는 그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소뇌 뇌경색 이후 어머니 발음이 또렷하지 않아 의사소통이 어렵다.천천히 말하면 알아들을 수 있는데, 어머니 목청이 워낙 크고 성격이 급한지라 무슨 말씀을 하시면 일사천리로 흐르고 만다. 눈치로 알아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형제들은 비겁하게도 어머니 홀로 계신 시골집에 간병인을 두어 모시고 있다.그러니 어머니는 여전히 혼자다.손자 동규와 손녀 명원이를 보고 면내에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시키라고 한다. 그러면 어머니가 밥 해 먹일 테니 애들 데려가지 말라신다. 내 딸 채연이는 직장다니는 줄 아니 그런 말씀 안하시고 어린 것들 둘에게 그렇게 말..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