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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의 힘/가던 길 멈추고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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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인식장애가 있다 나는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러잖아도 내가 쓰는 글이 내 말인데, 굳이 일상에서 말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이러면 내가 퍽 겸손해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몸이 피곤해서 그렇다. 일반인들은 글을 쓰거나 읽으면 그 글을 읽는 자신의 목소리만 듣겠지만, 나는 목소..
사진첩 정리하다가 오늘 디지털사진첩을 정리하면서 딸이 많이 아프던 시절 몇년치를 훑어보았다. 견뎌낸 딸이 대견하고, 당시 허둥대던 나의 무지가 후회스럽다. 7년 전인 그해 11월 11일, 내 친구스님이 시름 나누자며 함께 간 대흥사 사진첩을 보니 아픈 마음에 담아두려고 찍은 글귀가 있어 올려본다. 실..
설, 내년에도 쇨 수 있을까 딸 근무 종료 시각에 맞춰 대기하고 있다가 귀향길에 올랐다. 자동차 뒷자리에는 장애견 바니 할머니가 담요에 머리를 묻고 있다. 십수년 째 변함없는 풍경이다. 그리고 그 옆에 딸이 앉아야 하는데, 딸은 오래 전부터 조수석에 앉는다. 다만 그 자리에 함께 있어야 할 리키가 없다. 누나 ..
어머니의 사진첩 어머니가 누우신 지 오래 되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함께 할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불가항력, 아무리 소리쳐도 소용없는 그날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소뇌 뇌경색 이후 어머니 발음이 또렷하지 않아 의사소통이 어렵다. 천천히 말하면 알아들을 수 있는데, 어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