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경제학과 경영학을 배우지 못했다. 책만 몇 권 읽었을 뿐 전공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래서 주장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상식을 갖고 말해본다.
돈은 높은 곳보다는 낮은 곳에서 돌아야 활기를 띤다고 생각한다. 부자가 돈을 아무리 많이 갖고 있어도 체감경기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한 개인이 1조원의 재산을 갖고 있는 것보다 1만 명이 1억원씩 나눠 갖고 있는 게 시장 경제에 더 큰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 100만 명이 100만원씩 갖고 있는 게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즉 서민에게 주어지는 급여 등 금전 혜택은 대개 1주일 안에 시장으로 나와 흘러다니고, 한 달 안에 열 바퀴도 더 돈다. 100만원이 열 번 돌면 1000만원의 경제효과가 생긴다. 하지만 개인이 1조 원을 갖고 있어도 장롱에 쳐박아두면 아무 효과가 안생긴다. 지금 대기업들이 현금보유량이 아무리 많아도 금고에 쌓아놓고 풀지 않으니까 경제 지표는 좋은데 실물경기, 체감경기는 좋아지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비록 당선 목적으로 노인 기초연금을 공약하고, 지난 해 7월부터 실시한 것에 대해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참 잘했다.
2014년 7월 한 달간 지급된 노인 기초연금 총액은 약 7400억원이다. 장담하건대 이 돈은 한 달 이내에 서너 번 돌았을 것이다. 우리 노인들은 빈곤층이 너무 많아서 20만원이라는 돈이 예금통장으로 직행하거나 쌈지에 들어가 편히 잠 잘 새가 없다. 바로 소비되는 것이다. 우리 노인 빈곤 비율은 무려 45%다. OECD의 평균 노인 빈곤률이 13.5%다. 이해되시는가. 잘한 건 잘했다고 좀 하자.
나는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잘 모르지만 부자 위주로 만들어진 금융시스템에서 빈곤층에게 고리의 이자를 받아먹는 은행을 매우 사악한 집단이라고 규정한다. 가난한 서민들에게 알량한 돈 몇 백만원을 빌려주고 30% 이상의 이자를 받아먹도록 방치하는 정부 역시 사악한 정부라고 나는 보고 있다. 하루 종일 노래하는, 서민 잡아먹는 무슨 론 광고, 이 광고로 먹고사는 종편들, 서민 잡아먹는 먹이사슬의 하나일 뿐이다.
서민이 100만원 빌려 한 달에 무는 이자가 3만원일 때 부자는 같은 이자로 열 배인 1000만원을 빌려쓴다. 재벌이나 은행은 더 싼 이자로 정부돈을 갖다 쓰기도 한다.
지금 부자들은 5%, 6%도 너무 비싸서 안쓴다는 돈을 이 은행들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2금융이니 3금융이니 캐피탈이니 현금서비스니 카드론이니 리볼빙이니 갖은 속임수로 20% 이상의 비싼 이자를 거둬들이고 있다. 이런 짓은, 옛날로 말하면 민란 대상이다.
더 깊이 말하는 건 곤란하고, 이런 점에서 나는 우리나라 경제규모로 볼 때 무상급식은 당연히 해야 하고, 최저 시급 1만원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무상급식비로 한 달에 몇 만원 줘봐야 받는 즉시 시장으로 흘러간다. 시급 1만원? 그날 즉시 시장으로 흘러간다. 경제효과가 대단히 높다는 의미다.
다만 시급 1만원을 보장할 때 편의점 등 영세업종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건 국가에서 보장해주면 된다. 국가가 보장해줄 방법은 대단히 많다. 그만큼 세금을 깎아주면 된다. 24시간 알바로 치면 24만원인데, 이중 현재 주고 있는 금액에서 인상분만 치면 불과 5-6만원이다. 한 달 해봐야 150여 만 원이다. 이 정도는 영세업종에 대한 부가세 환급, 면세 등 다른 제도로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하다. 편의점 한 군데서 국가가 10%나 되는 부가세로 꼬박꼬박 거둬들이는 세금이 얼만 줄 아는가. 그런 거만 안받아도, 반만 줄여줘도 서민들 삶이 조금 더 윤택해질 수 있다.
제발이지 가난한 사람 쥐어짜는 경제정책을 바꾸지 않고는 대한민국을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없다. 좀 같이 살자. 더불어 살자.
그래서 말인데, 돈 있는 분들, 돈 좀 쓰시기 바란다. 돈, 빨리 써주는 게 애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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