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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맹자가 글 배우면 뇌 구조 변한다

문맹자가 글 배우면 뇌 구조 변한다

- 뇌간과 시상까지 변화, 난독증 치료 기대

* 상식에 가까운 내용이지만 보도가 됐길래 옮겨본다. 반대로 글을 읽지 않으면 뇌가 퇴화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인간이 될 것인가, 짐승이 될 것인가는 두뇌 사용 여부에 달려 있다.

공부하면 두뇌가 변한다. 즉 사피엔스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동물이 된다. 동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화를 잘 내고, 잘 삐치고, 욕망이 매우 강하다. 이런 걸 탐진치에 찌들었다고 표현한다.

평소와 달리 갑작스런 성격변화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두뇌에 뭔가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뜻이다. 두뇌질환을 의심하고 치유하지 않으면 안된다.

페이스북이나 기사 댓글에 욕설을 써대는 사람들은 두뇌에 이상이 온 증거다. 별 상관이 없는 사안에 열을 내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거친 욕을 퍼붓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보인다. 겉모습만 사람이지 실제 그 뇌 속에는 저급한 귀신이 들어 있는 셈이다.

'사람'은 '공부해야' 진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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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문맹은 치매의 발병 요인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꼽혀 왔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은 치매 환자 중 문맹의 기여위험분을 평가한 연구결과를 지난 1월 ‘알츠하이머병 저널’에 발표했다.

그에 의하면 국내 전체 치매 환자 발생의 16%가 문맹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5세 미만 연령층에서 문맹을 퇴치할 경우 2050년까지 치매 환자가 1.62%로 감소하고, 치매 관리비용이 약 60조원 절감될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성인 문맹자의 경우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뇌 부피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진영 교수는 국내 60세 이상 문맹자 14명을 연구해, 그들의 뇌 부피가 상대적으로 작음을 밝혀냈다. 문맹자들은 전전두엽과 두정엽 안쪽의 일부 영역이 가장 많이 위축돼 있었다.

성인 문맹자에게 글을 가르치면 뇌의 백질 및 뇌간, 시상까지 변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막스플랑크 뇌과학연구소

성인 문맹자에게 글을 가르치면 뇌의 백질 및 뇌간, 시상까지 변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 막스플랑크 뇌과학연구소

그런데 최근 성인 문맹자들도 글자를 배우면 뇌의 구조가 원천적으로 변화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독일, 인도, 네덜란드의 국제 공동 연구진이 인도 북부의 러크나우 시에서 30대 여성 문맹자 21명에게 힌디어를 가르친 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을 사용해 글을 배우기 전후를 비교한 연구였다.

연구진이 인도를 선택한 이유는 이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가능했던 유일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인도는 문맹률이 약 39%나 될 만큼 문맹자가 많은 곳으로서, 특히 여성과 낮은 계급층에서의 문맹률이 높다.

정당의 마크를 활용한 투표법을 1952년에 도입한 것만 봐도 인도의 문맹률이 얼마나 심각한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선거 때 문맹 유권자를 투표소로 끌어들이기 위해 투표용지에 정당 마크를 인쇄한 것이다.

오래된 뇌 영역의 핵심 부분까지 변해

그런데 이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선 적어도 대도시에 fMRI 장비를 도입한 곳이어야 했다. 아프리카 오지에 사는 원주민들의 경우 문맹률이 아무리 높아도 실험 장소로서는 적합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연구진은 힌디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실험대상자들에게 6개월간 공부시켜 초등학교 1학년 수준에 도달하게 만들었다. 그 후 fMRI로 뇌를 촬영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뇌의 피질이 변했을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깊은 뇌의 안쪽 부분까지 변화돼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뇌의 중추적인 기능들이 모두 집약돼 있는 뇌간과 감각 및 운동 정보를 전달하는 시상에서 그 변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 학술 전문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Science Advanced)’ 최신호에 게재됐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폴크 휘티그 박사는 대중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놀라운 점이 뇌간과 시상의 변화라고 밝혔다. 즉, 인간의 진화적 역사에서 볼 때 매우 최근의 문화적 발명품인 글을 읽고 쓰는 일이 매우 오래된 뇌 영역의 핵심 부분을 변화시킨다는 게 놀라운 일이라는 것이다.

또한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밝혀진 뇌 영역 간의 신호 타이밍이 일치할수록 실험 대상자들의 읽기 능력이 향상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 같은 뇌 시스템은 학습자가 더 많이 읽고 능숙해짐에 따라 의사소통을 더욱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성인 문맹자들에게 희망을 줄 뿐만 아니라 실독증이나 난독증 같은 독서 장애의 원인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난독증은 단순히 글자를 읽는 데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이며, 실독증은 뜻을 이해하고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증상을 말한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일 뿐 둘 다 뇌 기능의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5년 교육부의 ‘난독증 현황파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국 초등학생 270만명 중 약 12만5000여 명(약 4.6%)이 난독증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의 경우 우리보다 훨씬 심해서 경미한 정도를 포함하면 인구의 거의 20%가 난독증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읽기 훈련이 두뇌 활성화시켜

일부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난독증은 시상의 오작동 때문에 발생한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불과 몇 개월간의 읽기 교육만으로 시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그 같은 가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문맹과는 상황이 다르지만 읽기 훈련이 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연구결과는 기존에도 있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연구진은 8~10세 어린이 중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 읽기 능력 교정 훈련을 시켰다.

훈련이 끝난 후 다시 뇌 영상 검사를 실시한 결과, 실험대상자 모두 뇌 전두엽의 백색질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진 것. 이는 읽기 훈련이 뇌의 생물학적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장년층 역시 읽기 훈련을 할 경우 뇌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연구진이 55~80세를 대상으로 모니터를 이용해 글자 읽기 훈련을 시킨 후 fMRI로 촬영한 결과 훈련의 받기 전에 비해 뇌의 전전두엽이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뇌의 가장 앞부분에 위치한 전전두엽은 고도의 인지기능을 수행하는 영역이다. 그런데 전전두엽은 나이가 들수록 가장 먼저 퇴화하며, 훈련으로 기능이 되살아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 독서라는 자극이 뇌의 근본적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두뇌를 활성화시킨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사이언스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