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에 요즘의 검찰에 해당하는 사헌부를 두었는데, 한편으로 왕의 잘못만 전문적으로 비판하는 사간원도 두었다. 사헌부가 주로 벼슬아치들을 감찰하는 데 비해 사간원은 오직 왕만 감찰한다. 그러다보니 사헌부 대사헌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지내지만 사간원 대사간은 귀양가는 게 필수 코스다.
우리 할아버지는 하필 광해군이 인목대비를 폐비시키고, 영창대군을 죽일 때 대사간이었다. 어쩔 수 없이 싫은소리를 해주었는데, 그 대가로 14년 거제도 유배를 살았다.
요즘으로 치면 사간원은 야당, 그리고 언론이다. 야당과 언론이 사간원 노릇을 제대로 해야 하는데, 우리 언론에 어용이 너무 많아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또 야당이란 것이 지역에 가면 나름대로 여당노릇하니(시장, 군수, 도의원, 시의원이 다 그쪽 당이니까) 아무 비판 안하고도 지역에서 영감 행세 잘 한다.
사실 사헌부는 왕명을 받아 벼슬아치들을 때려잡는 자리인데, 지금의 윤석열 검찰은 대통령 뜻대로 야당 두드려 잡는 게 아니라 나쁜 놈만 잡다 보니 여당이 더 많이 잡히는 꼴이 돼 버렸다. 수사를 열심히 하면 할수록 대통령 측근 내시 환관들이 자꾸만 잡히니 윤석열도 참 거시기할 것이다.
어용 나팔수들이야 윤석열을 잡아먹을 듯이 날뛰는데 이게 좀 복잡한 문제다. 대사헌 조광조의 명령권자인 중종 이역은 반정군이 허수아비로 세운 놈이라 끝내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문재인도 노빠들이 만든 정권이라 중종의 자리와 비슷한 면이 없지 않은데, 왕조시대라면 윤석열은 진작에 위선자 조국이 갖다주는 사약을 받아먹고 벌써 죽었을 것이다. 조선시대라면 추미애, 박범계까지 야구에서 계투전하듯이 날뛸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옛날과 달라서 대통령도 국민의 부하이고, 검찰총장도 국민의 부하라서, 국민이 지켜주기도 하고, 국민이 끌어내리기도 한다. 국민은 박근혜를 끌어내렸지만 윤석열은 끝내 지킨다.
어디선가 대사헌 조광조가 죽은 건, 급진 개혁 때문이라고 하는 소릴 보고 우스워서 이 글을 쓴다. 급진 개혁 때문이 아니고 대사헌을 지켜주리라 믿은 왕이 사실은 허수아버였기 때문에 조광조고 뭐고 당장 급한 제 목숨부터 챙긴 것이다. 조국, 추미애가 지금 그 생각 안하나 모르겠다.
* 김명수는 조선시대 같으면 왕에게서 녹훈공신이라도 받고, 더불어 관뚜껑에 쓰라는 시호까지 받을 위인이다. 왕명대로 얼마나 잘하는가. 忠 자가 당연히 붙고, 말 잘 들으니 從을 시호자로 주어 충종공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모르겠다. 이리 쪽팔리면서도 그 자리가 그리 좋으냐.
'파란태양 > *파란태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두순에게 복지급여 120만원? 그게 왜? (0) | 2021.02.14 |
---|---|
갤럭시에 들어가는 통화 녹음 기능, 어디에 쓰는 거냐? (0) | 2021.02.14 |
인간성을 위협당하고 있는 미얀마 형제들에게 (0) | 2021.02.14 |
말 안하는 거짓말쟁이는 더 나쁜 사람이다 (0) | 2021.02.14 |
군부 독재로 신음하는 미얀마 형제들에게 (0) | 2021.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