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없다
무명은 불행을 부르고, 지혜는 행운을 부를 뿐이다
* 무명無明 : 머리가 밝지 못함. 무지. 무능과 비슷하다. 신경세포 간에 통신이 두절되어 계산능력을 상실했거나,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부분에 고정되어 있기도 한다.
세상을 살다보면 행운을 만나기도 하고, 불운을 만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인간의 운명이 처음부터 결정돼 있다는 운명론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이 세상 어떤 일도 원인 없이는 일어나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나려면 최소한 수십 번의 전조(前兆)가 있다지만, 대개는 이를 주의깊게 보지 않아 지나치고 만다.
세월호의 경우 수백 번, 아니 수천 번의 전조가 있었다. 심지어 평형수를 덜 채운 걸 인지한 사람들도 있었고, 불법 개조로 무게 중심이 몇 미터 올라갔다는 걸 아는 사람들도 있었고, 화물이 적재적량보다 훨씬 더 많이 실렸다는 걸 안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기를 지금까지 취항 이래 수십 번, 수백 번 했을 것이다.
침몰하는 그 날까지 아무도 이 전조를 지적하지 않았다. 이것은 운명이 아니라 무지, 무능, 비겁, 소심, 무책임이요, 합쳐서 무명(無明)이라고 한다.
내 스승은 무명이 곧 적이라고 했다. 지혜는 이기는 힘이요, 모든 것의 최상에 있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니 세상을 원망하지도 말고, 누굴 탓하지도 말고 오로지 지혜를 갈고 닦자. 지혜는 어떤 적이라도 벨 수 있는 강철검이다.
그럼 홍콩초등학교 수학문제를 풀어보자. 이 문제는 10초 이내에 풀어야 한다. 만약 10초 안에 답을 알아내지 못한다면 머리가 굳었다는 뜻이므로 독서를 많이 하기 바란다.
- 자동차가 주차돼 있어 번호가 보이지 않네요. 몇 번일까요?
답은 저 아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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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종종 약간의 시공간 위치만 바뀌어도 금세 판단력을 잃는다. 선거에 당선된 자는 6개월 안에 자신의 능력만으로 당선됐다고 믿게 되고, 선거 전 상황을 까마득히 잊는다.
생각해보라. 저 그림에서 차가 들어오는 방향은 앞쪽이다. 그러면 그쪽에서 숫자를 읽어야만 한다. 이 주차장 번호는 86번부터 돼 있고, 차 한 대 주차돼 있는 다음은 당연히 88번, 89번, 90번, 91번이다. 따라서 자동차가 주차돼 있는 자리는 87번이다.
세상 일이란 이와 같다. 문제를 어렵게 인식하는 그 두뇌가 문제지 세상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세상 일도 그러해서 아무리 어려워 보이는 문제라도 실은 그 답이 매우 간단하다.
- 천막업자 레비스트로우스는 질긴 천막을 찢어 청바지를 만들었다. 당연히 크게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천막업자들은 아무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 초기 엘리베이터는 좁고 느리다는 평 때문에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았다.그러던 걸 화장실 청소하던 직원이 엘리베티터 안에 거울을 달면 사람들이 좁다는 것도 잊고, 느리다는 것도 잊을 것이라고 알려주어 문제를 해결했다.
- 전기가 발견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빛을 오래도록 내는 전구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래서 음극 양극의 전깃줄에 금, 은, 텅스텐 등 온갖 물질을 갖다 이어 불이 타는 걸 실험했다. 에디슨도 이 실험을 6000번이나 했다. 전세계 전기기술자들이 다 그러했다.
그때 에디슨은 불이 타는 것은 산소 때문이라는 걸 깨닫고, 유리병으로 필라멘트를 감쌌다. 공기가 차단되자 불꽃은 오래 갔다. 이로써 전구가 발명되었다.
대체 현실의 이런 문제들과 저 초등학교 수학문제가 뭐가 다른가.
길은 하나, 무지를 벗고 지혜를 가져야 한다. 그러자면 끊임없이 독서하여야 한다.
한 달에 책 한 권도 안읽는 사람은 '판단' 능력을 갖기 어렵다. 초등학교만 나오고도 성공하는 사람은 흔히 볼 수 있지만, 독서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 머리가 밝지 않으면, 얼굴 없는 사람이나 다름없다.
미국 화가 작품.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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