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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독을 깨라 1

 

아이들이 몰려나와 커다란 독이 있는 화원에서 놀고 있다.

누구는 독에 몸을 기대고, 누군 독을 손으로 감싸고, 누군 독에 올라간다.

그러다가 한 아이가 독에 빠졌다.

하지만 독이 너무 깊어 아이는 나오지 못하고 고인 물에 목까지 잠겨 허우적거린다. 손을 뻗어도 독의 테두리까지 손이 닿지 않는다.

 

아이들은 울고 소리지르며 큰일이 났다고 발을 구른다. 어른들이 달려왔지만 마찬가지다. 막대기를 넣어봐도 아이는 힘이 약해 잡고 버티지를 못한다.

 

그때 한 아이가 두리번거리며 뭔가를 찾았다. 그러다가 큰 돌을 찾아 들고오더니 독을 향해 냅다 내리쳤다. 서너 번 돌을 내리치자 독에 금이 가고, 이윽고 물이 쏟아지면서 독이 깨졌다.

그제야 아이가 깨진 독에서 걸어나왔다.

 

독을 깬 아이는 나중에 자치통감을 편찬하게 될 사마광(司馬光)이다.

이 이야기는 중국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교과서인 <제2어문책>에 나온다.

 

*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유리천장'을 깬다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이 말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이 말은 같은 능력을 가진 남성이 여성보다 더 먼저 승진한다는 걸 상징하여 이를 깬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다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 어린 사마광이 대형 독을 향해 돌을 던지는 모습

 

 

중국 교과서에 나오는 사마광의 독깨기 삽화.


- 나는 어서 좋은 인물이 나타나 우리나라의 묵은 독을 깨주기를 기대한다.

바로 기득권의 묵은 독이다.돈과 권력을 독점하며 시장경제를 왜곡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조롱하는 재벌은 물론, 1억 연봉을 움켜쥐고 일자리를 독점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진입을 틀어막고, 집단이익 추구에만 매몰돼 있는 노조, 공무원, 교사 등의 기득권도 깨부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