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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누군가 그대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이 세계는 엉망이 되었다

누군가 그대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이 세계는 엉망이 되었다

- 생명에 자아가 깃들 때부터 뭔가 잘못된 것이지만...


생명체, 그중에서 특히 인간은 뚜렷한 자아를 갖고 있다. 

원래 다세포나 군체가 되면 자아를 줄이고 전체를 따르는 법인데, 인간은 유독 '존재하지 않는' 자아에 몰두한다.

전세계 수십 억대의 스마트폰에 아무런 자아가 없듯이 75억 인구도 사실은 자아가 없는 DNA 구조물이다. 

그러다보니 사람은 쇳가루가 뿌려진 세상에 던져진 자석처럼 행동한다

자석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모든 쇳가루를 자기 중심으로 배열시킨다조그만 고민도 없이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건 끌어당기고 싫은 건 내치면서 온 세계를 자기중심적으로 정돈한다. 그러고는 그 허상의 세계에서 주인공이 된다. 싫고 좋음이 사람마다 다르고, 생명마다 다르다는 걸 깨달을 즈음에는 손목에 힘이 빠져 뭔가 잡으려 해도 손을 뻗지 못하고, 다리는 펴지지 않아 달려가고 싶어도 발이 움직이지 않고, 숨이 가늘어져 무슨 말을 할 해도 가래만 끓는다. 마침내 너무 늙어 뭔가를 해낼 힘이라고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자식의 얼굴이라도 보고 싶지만 안개가 낀듯 눈앞이 희미하다. 그 허상의 세계란 본디 그렇게 희미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결코 누구도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만든 세계의 주인인 '는 다른 사람들과 갈등을 벌어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사람도 똑같이 '나'를 갖고 자기만의 세계를 지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쇳가루를 내 마음대로 배열시키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가져가는 걸 빼앗든지 얻든지 사든지 노력해야만 한다. 어쨌든 자기 마음대로 쇳가루를 움직이지 못한다.


쇳가루를 얼마나 끌어당겨 어떤 모양을 만들지는 저마다 생각이 다르지만, 그 생각은 종종, 아니 거의 확실하게 다른 사람의 생각과 충돌한다. 그런데도 쉽게 끌어당기고, 쉽게 밀어낸다.

거기서 貪 嗔 痴가 솟구친다. 욕심이 생기고 화가 나고, 그래서 어리석은 짓을 과감히 실행한다. 거짓말하고, 도둑질하고, 빼앗고, 속인다.


그래서 말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나'를 버리는 것이다!

나를 버리면 그때부터 니르바나가 시작된다. 세상은 갑자기 고요해지고 아름다워진다. 그때 이렇게 말할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 투르크메니스탄의 '지옥의 문' 수십년째 가스가 분출되면서 불꽃을 내뿝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