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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더러운 방관자들

이 달 초 내 여자사람친구가 내게 오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중앙선을 넘어온 차량이 갑자기 덮쳐 차는 부서지고 친구는 머리를 다쳤다.
잠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친구는 내게 전화를 걸어 급보를 전했다. 친구와 차를 마시던 나는 용수철처럼 일어나 친구의 차를 타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출근시각이라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하는 수없이 친구가 차를 세우고 나는 현장까지 약 2백 미터를 달려갔다.
나중에 사고를 당한 친구가 말했다. 멀리 있던 내가 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도 차에서 내려 친구의 상태를 살피는 사람이 없더란다. 심지어 119신고조차 안해줘서 친구가 가해자더러 소리를 질러 겨우 신고했단다.

세월호가 기울어갈 때 왜 사람들은 나가자, 어서 나가자, 이렇게 하지 않은 채 기다리라는 방송만 믿고 있다가 허망하게 죽었을까? 대구지하철 사고 때 왜 사람들은 연기가 차오르는데도 10분이 지나도록 탈출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 죽었을까?

달리와 라파네라는 연기실험이 있다. 연기가 가득 차도록 실내에 있는 사람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중 한 명이라도 의인이 있다면 모르되 그렇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의인이 한 명 있다고 쳐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

정의를 말하고 진실을 말할 때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패거리 속에 숨어 촛불을 들 수는 있어도 그가 먼저 들지는 않는다. 나는 인두겁을 썼다고 바로 사람으로 봐주지 않는다. 특히 방관자는 인간이라고 보지 않는다. 소신이다.

* 방관자들, 중국의 광서성 등현에서 한 아가씨가 다리 아래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자살할까, 그만둘까 고민하는 것같다. 사람들은 사진을 찍거나 구경하기 바쁘다. 경찰도 소극적이다. 이 아가씨는 곧 투신하고, 멍청한 경찰이 구조선조차 준비하지 못해 곧 익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