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글을 써놓고 부끄러워하지 않는 용감한 사람들이 많다.
지하철 시 수준의 잡글을 엮어 책을 낸 다음 용감하게도 읽어달라고 보낸다든가, 문법과 맞춤법이 제멋대로 춤추는 글을 엮어 출판기념회를 연다고 초청장을 보내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난 지금까지 150권의 책을 냈지만 한번도 출판기념회를 한 적이 없다. 출판담당 기자회견만 여러 번 했다.)
글쓰기의 비결, 혹은 첫 단계는 글로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다.
아래는 소위 일간지에 기사랍시고 올린 '나쁜 글'이다.
(어린 기자라면 이런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더 정성껏 쓰라는 의미로 분석한다. 강호는 넓고 깊다.)
국민일보에 <조선 연산군 때 태어난 '512살' 최고령 상어>란 기사가 올라왔다.
1. 사진에 나오는 그린란드 상어가 512살이란 기사는 거짓말이다.
기사 중에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을 통해 이 그린란드 상어의 나이를 272~512살 사이로 결정'했다고 나온다. 그런데 이 기자는 추정 나이의 최대값을 마치 상어의 나이인 것처럼 거짓말했다.
2. '사냥하는 모습이 단 한 번도 포착'되지 않았다는데 그렇다면 이 상어가 물고기와 물범을 잡아먹으며 사는지는 어떻게 아는가? 혹시 해부해서 이 사실을 알았다면 그런 사실까지 적어줘야 한다. 특이한 주장을 할 때는 그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대야 한다.
3. '수명이 긴 이유는 피부에 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이는 포식자로부터 안전할 수는 있지만 노화를 막지는 못한다. 단지 피부독성 때문에 이처럼 오래 살지는 않을 것이다. 인과관계가 과장되어 있다.
다른 자료에 따르면 '그린란드상어의 장수 비결은 낮은 체온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승재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변온동물인 상어는 수온이 낮은 곳에선 체온도 덩달아 낮아져 전반적인 체내의 생화학적 반응과 대사가 느려진다”며 “이 때문에 성장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노화도 늦어 수명이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린란드상어는 수온이 약 1도에 불과한 북대서양에 서식하며 몸길이가 매우 천천히 자란다(연간 1㎝ 이하).'는 자료가 나온다. 따라서 기자는 불성실한 자료에 의존해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린란드 상어에 대해 일간지 기사보다 더 정확하게 쓴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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