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리반특가라는 사람이 있었다.
붓다의 제자 마하반특가의 동생이다. 형은 붓다의 제자 중에서도 돋보이는 수행자가 되었는데 동생 주리반특가는 머리가 나빠 그러지 못했다.
주리반특가는 붓다에게 가서 "저같이 머리가 나쁜 사람도 깨우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 사이 아난으로부터 개인지도까지 받았지만 신통치 않아서 드리는 말이었다.
"너, 숫자는 몇까지 세느냐?"
"열까지 셉니다."
"그럼 이렇게 하라. 빗자루 들고 절마당을 쓸면서 하나, 둘, 셋, 이렇게 열까지 세어라."
주리반특가는 붓다가 시키는대로 했다. 그는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다.
그때 머리 나쁜 주리반특가가 빗자루질을 해서 아라한이 되었다는 소문은 들은, 아주 머리 좋은 주리주리타라는 거사가 있었다.
그는 '알음앓이'병을 크게 앓고 있었다. 바루를 가져오라고 하면 나무바리, 금바리, 은바리, 철바리를 다 가져오는 식이었다. 아난을 불러오라면 뛰어가리까, 걸어가리까, 꼬치꼬치 물었다.
이런 주리주리타인지라 아난이 아무리 가르쳐도 공부가 안되자 그 역시 붓다를 찾아가 깨우치는 법을 물었다. 붓다는 마침 왕사성으로 점심 공양을 받으러 나가는 중이었다."빗자루질 할 때마다 하나, 둘, 셋, 이렇게 열까지 세면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주리반특가는 머리가 나빠 열까지 밖에 세지 못하는데, 저는 천, 만, 백만이라도 셀 수 있는데 더 세면 안되나요?"
"머리 좋은 주리주리타여, 그대가 백 만까지 세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감사합니다, 붓다여."
"단 중간에 한 숫자라도 틀리면 도로 하나로 내려와 디시 시작해야 한다."
"예? 그럼... 저도 열까지만 헤아리겠습니다."
"그래도 좋다. 빗자루질만 열심히 잘 하면 된다."
"아, 그러면 그 빗자루가 싸리빗자루여야 합니까, 대빗자루여야 합니까?"
"아무 거나 그냥 빗자루면 된다."
"열까지 세는 건 하루에 몇 번이나 하면 됩니까?"
"그냥 되는대로 하라."
"붓다여, 빗자루질을 왼쪽으로 하리까, 오른쪽으로 하리까?"
"그냥 되는대로 하라. 오른손잡이는 오른쪽으로 쓸고, 왼손잡이는 왼쪽으로 쓸면 된다."
"붓다여, 절마당만 쓸으리까, 절 앞 길도 쓸으리까?"
"힘닿는 대로 아무 데나 쓸어라."
"며칠이나 쓸으리까?"
"깨달을 때까지 쓸어라."
"붓다여, 제가 언제 깨달을지 알려주십시오."
"하다 보면 너 스스로 알게 된다. 그때 내게 와서 알려라."
"그러면 붓다를 뵈러 아침에 가리까, 점심에 가리까, 저녁에 가리까?"
"아무 때나 와서 내가 선정에 머물거든 기다리고, 쉬거든 들어와 물어라."
"그리고 저 붓다여!"
"내가 지금 어디 가느라고 바쁘니 나중에 다시 물어라."
"나중이라면 오늘입니까, 내일입니까, 모레입니까."
"알았다. 내가 부를 때까지 기다려라."
그리하여 붓다는 겨우 주리주리타를 떼어놓고 왕사성으로 걸음하셨다. 그뒤 붓다는 주리주리타를 단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나 어쨌다나.
<위경 제1장 주리주리타의 알음앓이>
* 장난 삼아 쓴 <칭기즈칸의 편지> <황진이 시 알고 싶어요>가 지금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처럼, 이 글도 진짜처럼 돌아다닐까봐 걱정스럽다. 이걸 붓다의 진짜 경전이라고 돌리지 말기 바란다. 지능 떨어지는 사람들 상대로 농담하기가 정말 어렵다. 농담이었다고, 그냥 써본 글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이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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