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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전원 이야기

어머니가 보셨으면 "아이고, 부끄러워라" 하셨겠지

내 형수는 54년생 말띠다.


어제 벌초하러 시골에 내려갔다가 텃밭에서 일하는 형수를 보니 영락없는 '할머니'다. 생전의 우리 어머니나 다름없다. 머리 가득 '하얀 서리'가 내렸다.

"할머니!"

장난 삼아 부르는데 형수가 일이 바쁜지 듣지 못한다.

혼자 웃고 말았다.


형수가 밭이랑을 직접 만든 걸 보니 더 기가 막히다.

어머니가 텃밭을 가꿀 때는 대와 오가 분명했다. 내 동창이자 담 붙은 이웃집에 사는 친구에게 "현주 애비, 나 배추 심게 밭 좀 갈아줘'하면 척척 갈아줘서 늘 모양이 반듯했다.

그런데 우리 형수는 대전 사람이라서 그런 부탁을 하지 못한다. 아마도 직접 삽질을 해서 이랑을 만들었는가 보다. 

형수가 재미있게 살아서 기분이 좋다. 우리 형수, 늘 건강하기를 소원한다.


- 생전의 어머니가 가꾸시던 배추밭.


- 어제 찍은 우리 형수의 무밭. 

어머니가 보셨으면 "아이고, 부끄러워라" 하셨겠지. ㅋㅋ

형수 혼자 끙끙거리며 이랑을 골랐다고 생각하니 도와드리지 못한 시동생으로서 미안하다.

하지만 그래도 직장 다니면서도 꿋꿋하게 농사를 짓는 형수가 고맙다.


- 우리 장독대 사이사이 차조기가 자라고 있다.


- 집안에 심은 대추나무에 열매가 모처럼 잘 열렸다. 밭에 있는 다른 나무는 잘 열리지 않았다.

대추농사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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