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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공항갑질 김정호' 코멘트

'공항갑질 김정호' 코멘트

방금 장황한 내용의 변명을 페북에 올려 읽어보니 정황은 대체로 이해가 간다. 큰 사건도 아니다. 누구나 흔히 겪는 일이다. 다만 그가 국회의원이라는 게 이 사건의 본질이다.

변명을 들여다보니 그가 숨기는 게 있다. 김정호가 쓴 글을 보자.

- <녹음을 들은 뒤 저는 보안요원에게 “규정에는 근무자가 탑승객의 신분증을 확인할 때 두 손으로 받아 확인하고, 친절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탑승객이 신분증을 꺼내서 두 손으로 제시하라는 조항이 아니지 않는가. 근거 규정도 없이 필요 이상의 요구를 하는 것은 매우 불친절하고, 시민들에게 오히려 갑질하는 것”이라고 항의했습니다.>

이 글에 보면, 보안요원은 승객의 신분증을 두 손으로 받아 확인하라는 말이 나온다.
이 규정을 근거로, 김정호는 곧바로 비겁한 변명을 한다. "탑승객이 신분증을 꺼내서 두 손으로 제시하라는 조항이 아니지 않는가" 이게 대체 무슨 헛소린가.

참으로 가소롭다. 규정에는 생략됐지만, 지능이 침팬지 이상만 돼도 신분증은 본인이 직접 꺼내 보안요원에게 줘야만 하는 것이다. 당연한 사실이라 빠졌을 뿐이다. 두 손으로 주라는 말도 없다. 한 손으로 줘도 되고, 손가락 두 개만으로 집게처럼 집어줘도 된다. 다만 보안요원은 탑승객이 기분 나쁘지 않게 '두 손으로 받아 확인'하라는 규정을 두었을 뿐이다.
그런데 김정호는 스마트폰 케이스 비닐 안에 들어 있는 채로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잘 안보이는 게 당연하므로 보안요원은 꺼내서 달라고 요구한 것을, 김정호가 거부한 것이다. 그가 만일 국회의원이 아니고, 그것도 공항 담당 국토위원이 아니라면 이런 짓을 할 수 있었을까. 국회국토위 소속 국회의원과 공항 안전요원은 그 자체로 김정호가 갑이고, 보안요원은 을이다. 왜 진실을 자꾸 호도하는가.

지금 김정호 의원이, 신분증을 두 손으로 안줬다고 이 갈등이 생겼나? 사건을 이상한 쪽으로 호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신분증 제시를 안해서 문제가 된 것이다.

문빠들이야 뭐 논리가 뭔지 모르니 온통 보안요원 욕질이나 하더라만, 좀 사람답게 살자. 사람 얼굴하고 있는 게 부끄럽지 않나.



김 의원은 탐진치 조절에 실패했다. 상도선원 미산 스님이 정의하기를, 탐진치(貪瞋癡)의 탐이란 마음이 '확' 쏠리는 것이고, 진이란 '욱'하는 마음이며, 치란 '멍'한 마음이다. 좀 참고 신분증 꺼내면 될 일을 국회의원 신분이라는 점에 확 쏠려, 욱하여 사장 나와 소리 지르고, 이제와 멍하게 된 것이다. 욕망을 잘 조절하자. 인간은 침팬지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