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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태양/*파란태양*

어서 새 주인 찾아라

제갈양이 건달 유비, 살인자 관우, 깡패 장비를 데리고 버려진 땅 촉에 들어가 나라 세운 이야기가 <나관중 삼국지>다.

형주에 손님으로 와 있던 이 유비 삼형제를 지렛대 삼아 자신의 꾀를 실천한 제갈양은, 그들이 오기 전까지는 풀집에서 가난하게 살던 청년이었다. 유비 삼형제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는 그럭저럭 입에 풀칠이나 하다 죽을 팔자였다.

 

말하자면 그는 오(吳)나라 백성이지만 막상 오나라에서는 그를 알아주는 말단 관리 하나 없어 장강 물가에 버려진 인물이었다. 그러니 죽자사자 힘써 촉을 세우고, 형주까지 빼앗아 간 것이다.

 

지금, 내년 3월 9일 대선 앞두고 꾀 좀 있다고 스스로 믿는 사람들마다 여야 대선 주자들 품으로 들어가 뛰는 중이다. 열 명이 넘는 주자들이 있으니 그 주변에 모사 재사 일자리가 넘쳐난다.

 

그런 중에는 주인을 잡아먹으러 들어간 사람도 있고, 첩자로 간 사람도 있고, 오직 돈 벌러 간 사람도 있고, 어떡하든 도움닫기 삼아 펄쩍 뛰어보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되 저 혼자 잘나 마구 날뛰다 죽은 동탁이나 여포는 되지 말기 바란다. 능력 안되면 고개 꺾을 줄도 아는 사람의 동지가 되어라. 뻣뻣한 모가지는 끝내 칼에 베이더라. 그저 고비마다 사다리 잘 타서 어떡하든 잘 살아남기 바란다.

 

* 엊그제 후배에게 한 마디 해주었다. "그 자는 자기 혼자 너무 잘나서 누굴 품어줄 위인이 못된다. 어서 새 주인 찾아라."

* 어느 길이 진짜 길인지 아무도 모른다.

중국의 한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