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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한자어 좀 아무 데서나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어제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동무들과 함께 느닷없이 "주문진 가자", 하여 그 먼 데서 점심을 먹고 왔다. 대게를 맛있게 먹었는데, 바람벽에 무슨 코미디언들 단체 사진 걸어놓고 주인이 주저리주저리 적은 끝에 '아무개 賠償'이라고 써놓은 게 보인다. 어차피 대게 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한자를 못읽으니 여태 그냥 걸려 있는 거겠지. 賠償은 손해를 물어준다는 말이고, 주인은 아마 F9 눌러 한자어로 바꾼다는 게 이렇게 됐나보다. 고맙다면서 '절 올리다' 뜻으로 쓰는 배상은 拜上이다.
이렇든 저렇든 한자어는 쓰지 마시라. 눈에 보이면 모른 척하기도 참 어렵고, 어쨌든 성가시다.
* 주문진 앞바다.
"수평선 보이지? 몽골에 가니까 초원의 지평선이 저렇더라구. 보드카 병째들 마시고 저런 지평선을 향해 차를 타고 하루 종일 가는데, 한 숨 자고 깨어보니 운전기사 놈도 잠을 자는 거야. 자동차는 말처럼 저 혼자 달리더라구. 저 바다가 초원이라고 생각해 봐. 눈 감고 운전해도 아무 문제가 없어.ㅋ
 
주문진 앞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