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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운 작품/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어머니 말씀 기록으로 남긴다

지난 일요일인 41일, 어머니를 모시고 청양 장에 나가는데

마침 밭에 나와 일하는 노인 부부를 지나쳤다. 최하 70대 중반으로 보였다.

아는 분들도 아니건만 어머니가 이 노부부가 밭에서 일하는 광경을 보더니

"암늙은이 숫늙은이가 밭일을 하는구나." 하신다.

"어머니, 어디서 그런 표현을 들으셨어요? 암늙은이라고 하니까 이상하네요."

"내가 그냥 하는 말이지. 저 나이 먹도록 농사 짓는 게 불쌍하잖니."

 

어머니는 83세, 감자 놓은 밭두둑에 덮을 비닐을 사러 청양장에 가는 길이다.

다녀 와서 어머니 역시 허리 꼬부리며 밭에 나가셨으니 어머니도 그럼......

어머니가 다시 쓸 것같지도 않고 내가 또 들어볼 것도 같지 않은 말이라 기록해둔다.

- 가운데 선 이가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