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인 4월 1일, 어머니를 모시고 청양 장에 나가는데
마침 밭에 나와 일하는 노인 부부를 지나쳤다. 최하 70대 중반으로 보였다.
아는 분들도 아니건만 어머니가 이 노부부가 밭에서 일하는 광경을 보더니
"암늙은이 숫늙은이가 밭일을 하는구나." 하신다.
"어머니, 어디서 그런 표현을 들으셨어요? 암늙은이라고 하니까 이상하네요."
"내가 그냥 하는 말이지. 저 나이 먹도록 농사 짓는 게 불쌍하잖니."
어머니는 83세, 감자 놓은 밭두둑에 덮을 비닐을 사러 청양장에 가는 길이다.
다녀 와서 어머니 역시 허리 꼬부리며 밭에 나가셨으니 어머니도 그럼......
어머니가 다시 쓸 것같지도 않고 내가 또 들어볼 것도 같지 않은 말이라 기록해둔다.
- 가운데 선 이가 어머니
'이재운 작품 > 태이자 우리말 사전 시리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누라' 알고보니 조선양반이 썼던 아내의 극존칭형? (0) | 2012.05.24 |
---|---|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 푸른 하늘은 없다 (0) | 2012.05.05 |
이거 공무원 짓이지? (0) | 2012.02.08 |
초등학교 역사상 가장 어려운 수학 문제 (0) | 2012.01.08 |
한나라당 정강에서 '보수' 빼는 게 맞다 (0) | 2012.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