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 제2매립장에서 안정나(安定羅)씨 묘에서 미이라와 함께 출토된 한글편지다.
500년 된 2점의 편지는 금고동 안씨 종중분묘 이장 때 발견된 것이다. 나신걸(羅臣傑, 15세기 중반~16세기 전반 추정)씨 부인 신창맹(新昌孟氏, 태어나고 숨진 날이 밝혀지지 않음)씨의 나무 관 안에서 미이라·복식·명기 등과 함께 출토된 이 편지는 미이라의 머리맡에 놓여 있었다.
국가기록원에 의뢰해 복원된 이 편지는 매장자 남편의 태어나고 숨진 때를 추정해볼 때 지금까지 발견된 한글편지 중 가장 오랜 것으로 밝혀져 눈길을 끈다.
나신걸이 그의 아내 신창맹씨에게 보낸 <사랑의 편지> 전문
안부를 그지없이 수없이 하네. 집에 가 어머님이랑 아기(?)랑 다 반가이 보고 가
고자 하다가 장수(將帥)가 혼자 가시며 날 못 가게 하시니, 못 가서 (못) 다녀가
네. 이런 민망하고 서러운 일이 어디에 있을꼬?
군관(장교급 부관)자리에 자망(自望,자기를 추천)한 후면 내 마음대로 말지 못하는 것일세.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을 구태여 가면 병조(兵曹)에서 회덕골로 문서를 발송하여 조회(照會)하여
잡아다가 귀향 보내게 될까 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에 있을꼬?
아니 가려 하다가 못하여 영안도(永安道, 咸鏡道)로 경성(鏡城) 군관이 되어 가네. 내 고도(古刀.
낡은 칼)와 겹철릭을 보내소. 거기는 가면 가는 흰 베와 명주가 흔하고 무명이
아주 귀하니 관원이 다 무명옷을 입는다고 하네. 무명 겹철릭과 무명 단철릭(=
홑철릭)을 입을까 하네. 모름지기(반드시) 많이 하여 설을 쇠지 말고(=설을 쇠기
전에) 경성으로 굳게(=단단히) 하여 들여보내소. 옷을 (설) 못 미처 지을 것 같거
든 가는 무명을 많이 보내소. 두 녘 끝에 토시를 쳐(=둘러) 보내소. 무명옷이 있
으면 거기인들 옷이야 못하여 입을까? 민망하여 하네. 모름지기(반드시) 하여 보
내소.
길이 한 달 길이라 하네. 양식을 브경이(인명?, 넉넉히) 하여 주소. 모자
라지 아니하게 주소. 전지(田地, =논밭)의 (온갖) 세납이란 형님께 내어 주소 (말
씀)하여 세납에 (대해) 대답하소. 공세(貢稅, =공물(貢物)는 박충의댁에 가서 미
리 말하여 두었다가 공세를 바꾸어 두소. 쌀 찧어다가 두소. 또 골에서 오는 제
역(除役, =면역(免役)) 걷어 모아 [뎝여] 주거늘 완완히(緩緩-) 가을에 덩시리
(인명)에게 자세히 차려서 받아 제역을 치라 하소. 또 녹송이야 슬기로우니 녹송
이에게 물어보아 제(저라고)가 대답하려 하거든 제역을 녹송이에게 맡아서 치라
하소. 녹송이가 저(이다)라고 대답하거든 골에 가서 뛰어다녀 보라 하소. 쉬이
길을 떠나게(?) [소□것] 많이 달라 하여 하소연하여 청하라 하소.
회덕 온양댁 가인(家人)께 상백(?) 편지 벌써(?) 자세히 즉시 다 받았소.
빨리 보내소. 입사(나신걸의 호?) 수결(나신걸의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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