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조종사 오충현 중령(당시 43세)은 2010년 3월 2일 오후12시 20분, 강릉기지에서 신입 조종사를 훈련시키기 위해 F-5F 뒷좌석에 앉았다. 앞좌석에는 118기 사관후보장교 최보람 중위가 앉았다. 대대장 오 중령이 최 중위에게 조종 기술을 직접 가르치기 위해 뒷좌석에 앉은 것이다. 또 이 훈련 비행을 돕기 위해 다른 전투기 한 대도 준비되었다. 어민형 대위(53기)가 혼자 조종하는 F-5E 전투기다.
두 전투기 중 어민형 대위가 조종하는 F-5E가 먼저 이륙하고 최보람 중위가 조종하는 F-5F가 뒤따라 이륙했다. 어 대위가 먼저 고도를 높이며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이어 최 중위도 그 뒤를 따랐다. 잠시 뒤 황병산 선자령 1407미터 고지 인근 상공에서 쾅하는 충돌음과 함께 두 전투기는 추락했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였다.
오 중령은 공군사관학교를 수석 졸업(38기)한 뒤 2800시간을 무사고 비행한 베테랑 조종사다. 하지만 이날 그와 그의 후배가 몰던 전투기와 다른 전투기 한 대 중 누군가가 <비행착각 ; Vertigo. 뒤에 자세한 설명 붙임> 일으켜 대관령 상공에서 충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기체 결함 가능성도 제기되었지만 공군 사고 조사반은 그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사고로 조종사 세 명은 모두 순직했다.
이 날 사망한 조종사 중 대대장 오충현 중령은 18년 전 순직한 동료 조종사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담담하게 이런 일기를 썼다. 이 일기는 곧 18년 뒤 그의 유언이 되었다.
- 1992년 12월 9~11일(수~금)
엄청 추움 후 Rain Snow
(동료의 장례식장에서) 돌아오며 몇 가지 생각난 것이 있었다.
먼저, 내가 죽는다면 우리 가족, 부모 형제, 아내와 자식들은 아들과 남편, 아버지로서보다 훌륭한 군인으로서의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담담하고 절제된 행동을 보였으면 한다.
그 다음은 장례식을 부대장으로 하고 유족들은 부대에 최소한의 피해만 줄 수 있도록 절차 및 요구사항을 줄여야 한다.
또, 각종 위로금의 일부를 떼어서 반드시 부대 및 해당 대대에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한다. 진정된 후에 감사했다는 편지를 유족의 이름으로 부대장에게 보내면 좋겠다. 더욱이, 경건하고 신성한 아들의 죽음을 맞이하여 돈 문제로 마찰을 빚는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일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돈으로 해서 대의를 그르치지 말아야겠다.
장례 도중이나 그 이후라도 내가 부모의 자식이라고만 여기고 행동해서는 안 된다. 조국이 나를 위해 부대장을 치르는 것은 나를 조국의 아들로 생각해서이기 때문이다. 가족은 이 말을 명심하고 가족의 슬픔만 생각하고서 경거망동하는 일이 없도록 스스로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나로 인해 조국의 재산과 군의 사기를 실추하였음을 깊이 사과할 줄 알아야겠다.
나는 오늘까지의 모든 일을 보고 직접 행동하면서 나의 위치와 임무가 정말 진정으로 중요하고 막중함을 느꼈고 조종사이기에 부대에서 이렇게 극진히 대하는 것에 대해 나 자신이 조종사임을 깊이 감사하며, 나는 어디서 어떻게 죽더라도 억울하거나 한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럽고 떳떳하다는 것을 확신한다.
군인은 오직 충성, 이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세상이 변하고 타락해도 군인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 그의 영원한 연인 조국을 위해서 오로지 희생만을 보여야 한다. 결코 우리의 조국, 그의 사랑은 배반치 않고 역시 우리를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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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일반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착각 현상은 코끼리 코잡이 놀이와 같이 수회를 회전한 후 일어섰을 때 땅이 움직이는 현상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땅이 결코 움직이지 않습니다. 다만 두뇌에서 평형과 방향감각을 주도하는 기관에서 착각을 일으킨 것입니다.
[사례2] 물이 빠르게 흐르고 있는 강을 건널 때는 결코 흐르는 물을 보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라면 물의 깊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흐르는 물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치명적인 시각적 착각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됩니다. 다시 말해서 눈의 초점이 깊이를 확인하기 위해서 바닥을 내려보았지만 순간적으로 초점이 흐르는 물로 제한되면서 물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됩니다. 순간 몸을 바로 잡기 위한 행동은 실제 몸의 중심을 잃으면서 물의 흐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쓰러지는 현상은 전형적인 착각의 한 사례입니다.
[사례3] 어느 위치에서든지 정자세로 서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상태에서 몸은 정확하게 좌우전후 무게중심이 중력중심과 정확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 몸을 옆으로 기울여봅시다. 이땐 몸이 기울어졌음을 즉각 인지할 수 있습니다. 몸이 기울었다는 것은 눈으로 다른 사물과 비교했을 때 인지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몸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면서 무게중심의 균형이 기울면서 기운 쪽의 발바닥에(조종실에 앉아 있는 조종사에게는 엉덩이 감각이라 합니다) 더 무게가 실리면서 기울어졌다는 것을 인지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신체의 감각기관에 의한 인지입니다.
첫째, 비행착각이 치명적인 이유는 비행착각에 빠진 조종사는 판단력이 마비되어 역조작을 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제자리에 서있는 상태에서 몇 바퀴를 회전한 후 정지하면 비록 회전을 정지하고 서있을 지라도 계속 회전하고 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만약 이를 의식하지 않은 상태라고 가정했다면 당신은 어떤 행동을 할 것으로 예측 하시겠습니까? 더 이상의 회전을 중지시키기 위해서 반대방향으로 행동을 취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착각현상으로 인한 반대의 행위를 하는 것으로 매우 치명적입니다.
둘째, 순간적으로 비행착각의 위험성을 인지했을 때 조종간을 잡고 있는 조종사는 위험을 벗어나기 위한 거친 조작을 하거나 초인적인 힘으로 조종간을 흔들었을 때 조종장치의 기계적 반응이 따라가지 못하는 심각한 조종지연 현상이 발생됩니다.
셋째, 복합적 사고요인의 결합으로 심각한 비행착각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고 적절한 회복 타이밍의 상실은 치명적 사고로 이어집니다. 대부분의 비행착각이 시계가 제한되거나 아니면 빠른 움직임으로 인한 시각적 착시 현상이 착각으로 이어지면서 단 수 초 내에 모든 것이 종료된다는 점은 회복 시기의 중요성을 말해줍니다.
항공기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그 항공기가 수행해야 하는 주요 임무가 필수적으로 고려됩니다. 전투기는 안정성보다는 높은 기동성을 위주로 설계되기 때문에 항공기의 고유의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돌풍이라든지 인위적 조종에 의해서 자세가 기울어졌을 때 항공기 자체의 운동으로 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종사가 이를 수정해 주어야 합니다. 또 롤링 기동을 한다고 했을 때 공중에서는 지상과 달리 신체의 어느 부분도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롤링을 하고 정지를 했지만 계속 같은 방향으로 롤링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고 이를 중지시키기 위한 조종사는 롤링 반대방향으로 다시 롤링을 하게 됩니다. 최신형 전투기에는 조종사의 비행착각에 대비해서 항공기가 자동으로 수평비행 혹은 정적 안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투기동이 고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거나 다른 복합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때는 아무리 첨단 항공기라 할지라도 사고 개연성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때문에 전투기들의 높은 공기하중에 견딜 수 있는 구조성 성능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들 항공기에 대항할 수 있는 지상화력이나 상대방 항공기의 전력 역시 계속 해서 발전하고 있는 추세에서 결국은 인간 조종사 능력의 한계점에 거의 도달했다는 공통된 결론에 도달하게 되면서 인간 두뇌를 가진 무인전투기의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상업용 항공기와 저속비행기] 일반적으로 상업용 항공기는 기동성보다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설계되고 자동조종장치 및 급격한 자세의 변화를 경고해 주는 다양한 첨단 장치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조종사가 비행착각에 빠질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저속으로 비행하는 일반항공의 비행기들은 급기동을 금지하고 있고 시정이 양호한 상태에서 비행하기 때문에 비교적 비행착각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야간비행이라든지 특히 착지단계에서 자세변경(플레어) 조작 중 지면을 보는 순간 조종성을 상실할 수 있는 착각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헬리콥터는 저속으로 비행하기 때문에 비행착각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데 그렇지 않습니다. 차량을 운전해 본 사람은 누구나 초보운전 과정이 있을 것입니다. 초보 운전자는 공통적으로 약간의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운전할 때 시야를 차량 앞쪽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시선을 멀리 보라는 조언을 받았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눈의 초점을 차량 본네트 앞의 도로를 주시했을 때 순간적으로 시각적 착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차량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도로가 움직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첫째, 계기비행과 지속적인 계기자세훈련은 비행착각을 예방하기 최선의 방책입니다. 비행착각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훈련되어야 합니다. 시계가 제한되었거나 해상비행, 야간비행, 악천후 비행 등은 필수적으로 계기비행이 요구되고 비록 계기비행 자격이 있다할지라도 지속적인 계기비행 훈련을 수행해야 합니다. 계기비행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자세히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둘째, 조종사의 피로는 비행착각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군 작전의 특성상 다소 무리한 비행은 불가피할지라도 평시 조종사의 누적된 피로 현상은 눈의 피로 현상으로 나타나고 시각적 착시는 비행착각의 주요인입니다. 비행착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인적 요인으로는 흡연, 과도한 운동, 수면부족, 약물복용, 업무상 혹은 가족관계 등의 스트레스 등도 조종사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요인들입니다.
셋째, 원활한 조종실 의사소통은 비행착각의 가능성을 쉽게 인지할 수 있습니다. 일인 전투기를 제외하고 특히 헬리콥터는 기장과 부기장이 탑승합니다. 비록 기장과 부기장은 비행경력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비행 중에 두 사람이 동시에 비행착각에 빠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특히 조종실 업무를 확실하게 분담하여 부기장은 시야를 넓혀 주변을 관찰함으로써 착각의 가능성을 감소시킬 수 있고 지속적인 상황에 대한 대화는 기장이 무의식적인 비정상적인 행동에 주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상명하복의 불편한 관계는 이 같은 조종실 의사소통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인식되어 있고, 부기장이 무게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생명을 같이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인식의 확립이 필수적입니다.
넷째, 일부의 경우로 한정(충분한 고도 확보)되지만 인위적 조종력보다는 항공기 고유의 안정성은 비정상자세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행 중 약간의 돌풍이라든지 혹은 조종간을 전후좌우 어느 방향으로 움직였을 때 어느 한계 이내에서는 자체적으로 원래의 상태를 회복하려는 경향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문에 순간적으로 비행착각 현상이 발생했다면 조종력을 풀어주는 것은 비행착각을 벗어나는 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항공기 사고는 치명적이고 때로는 국가적 항공안전의 척도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도 대형 민간항공기 사고의 아픈 기억들이 있습니다. 이에 민간 항공회사들은 회사의 사활을 걸 정도로 외국의 항공안전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항공안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특히 항공기를 직접 조종하는 조종사들이 최적의 조건에 비행할 수 있도록 많은 지속적인 교육과 감독 그리고 복지 등을 높여 항공안전국의 대열에 오를 정도가 되었습니다. 군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한다 해도 그 어느 것도 항공안전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습니다. 필요하다면 민간 항공안전 전문가를 초빙하거나 외국군의 항공안전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또 다른 비전투 손실로 인한 비극이 계속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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